양재민(24, 센다이)이 새로운 감독의 신임을 톡톡히 얻고 있다.
양재민의 소속팀 센다이 에이티나이너스는 25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제비오 아레나 센다이’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일본프로농구 B리그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군마 크레인 썬더스를 87-75로 이겼다. 센다이는 시즌 2승(5패)을 올렸다.
비시즌 센다이로 이적한 양재민은 첫 4경기서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돌발상황이 터졌다. 양재민은 지난 15일 오사카전에서 넘어지는 외국선수에게 깔리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그는 통증으로 21일과 22일 지바와 2연전에 결장했다.
무릎부상으로 열흘 간 팀 훈련을 하지 못한 양재민은 25일 실전에서 복귀했다. 양재민은 공수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6득점을 올렸다. 188cm 포인트가드부터 208cm 센터까지 다 막는 그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벤치에서도 동료들 기를 팍팍 살려주는 세레머니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국선수 최초로 일본프로농구 1부리그에 진출한 양재민은 올 시즌 벌써 4년차가 됐다. 신슈에서 첫 2시즌을 보낸 그는 우승팀 우츠노미야 브렉스로 이적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스타선수가 많은 구단에서 한 번의 부상으로 주전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양재민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센다이로 이적했다.
센다이는 후지타 히로키(37) 감독이 이끌고 있다. 2013년부터 일본프로농구 무대서 경력을 쌓고 있는 젊은 지도자다. 그는 왜 양재민을 원했을까. 25일 센다이에서 후지타 감독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했다.
▲ 오늘 양재민이 무릎부상에서 복귀해서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양재민이 오늘 무릎부상 후 처음으로 경기를 했다. 그런 상황에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훈련에서도 잘했다. 그가 잘 뛰어서 나도 좋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찾길 바란다.
▲ 올 시즌을 앞두고 양재민을 영입한 이유는?
양재민의 사이즈에 꽂혔다. 재능도 출중한데 신장이 200cm다. 키가 크지만 잘 뛴다. 스킬도 좋고 4번도 가능하다. 트랜지션을 하고 싶었다. 양재민이 기동력이 좋고 성격도 좋다. 진심을 다해서 뛰는 선수와 나도 함께 뛰고 싶었다.
▲ 양재민이 지난 시즌 우츠노미야에서 부진했는데?
이해할 수 있다. 우츠노미야는 워낙 재능있는 팀이다. 양재민이 팀에서 제 역할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게 명확한 역할을 줄 수 있었다. 우리 팀에는 신장 큰 선수가 많이 없다. 그래서 영입했다.
▲ 양재민의 장점과 단점은?
장점은 열심히 뛴다. 약점은 양재민이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확실하게 1등인 것은 없다. 공격이면 공격, 사이즈 이용해서 할 수 있다. 외곽슛도 있다. 3점슛은 좀 약하다. 양재민이 더 공격적으로 하면 좋겠다.
▲ 오늘 양재민이 1번부터 4번까지 다 수비했는데?
맞다. 주로 3번을 수비했지만 숀(라숀 토마스)이 다쳐서 (양재민이) 빅맨을 수비했다. 사이즈가 있어서 가능하다. 스피드도 활용할 수 있으니까 4번 포지션이 더 편한 것 같다. 확실히 좋은 선수이자 좋은 사람이다.
▲ 라숀은 얼마나 다쳤나?
경기 중 햄스트링을 다쳤다. 지금은 확실한 상태를 모르겠다.
▲ 양재민에게 어떤 것을 주문하고 있나?
앞으로 계속 성장하면 좋겠다. 이제 겨우 24살에 불과한 선수라 성장에 한계가 없다. 재능까지 좋다. 지금처럼 계속 노력하면 좋겠다. 공격에서 강점을 찾길 바란다. 외곽수비도 나아져야 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 올 시즌 양재민 외에 이대성과 장민국까지 1부리그에 한국선수가 3명 있다. 한국선수들 경쟁력이 있나?
프리시즌에 우리와 붙어봤는데 이대성이 정말 우릴 죽였다. 하하. 정말 잘하더라. 한국선수들과는 프리시즌에 많이 해본다. 그래서 기억한다. 나도 한국리그가 얼마나 뛰어난지 안다. 난 일본에서 농구했지만 한국농구가 경쟁력 있다는 걸 안다.
한국선수가 여기서 뛰는 건 서로 좋은 것이다. 아시아 마켓에 좋다. 한국선수들은 매우 피지컬하고 경쟁적이다. 독 멘탈리티(Dog Mentality, 근성)가 있다. 강한 인상을 받았다.
▲ 일본농구가 월드컵에서 성공한 비결은?
한가지는 터닝포인트는 B리그다. 정말 프로들의 리그다. 우리는 유스팀도 있고 성인팀도 있다. 과거 실업시절에는 몇몇 기업팀만 강한 구조였다. B리그로 바뀐 뒤 새 경기장과 재정자립도 등 구단에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게 터닝포인트였다.
이제 B리그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그래서 선수들 기량도 좋아졌다. 그것으로 대표팀도 좋아졌다. 와타나베 유타, 가와무라 유키 등 선수들이 너무 좋아졌다. B리그가 시발점이다.
▲ 당신의 농구철학은? 센다이에서 보여주고 싶은 농구는 무엇인가?
난 수비지향적인 감독이다. 선수들이 수비를 강하게 해주길 원한다. 압박과 디나이를 원한다. 공격에서는 트랜지션이다. 훈련에서 세트오펜스보다 트랜지션과 얼리오펜스를 많이 훈련한다. 그게 컨셉이다.
▲ 양재민의 합류로 센다이도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도 한국농구리그의 팬이다. 한국농구가 얼마나 인기많은지 잘 안다. 일본도 한국에게 배워야 한다.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농구를 직접 보고 싶다.
한국에 오시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인터뷰 감사드린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