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파리행을 향한 첫 관문을 무난하게 넘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중국 푸젠성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2차예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쏟아부어 10-1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벨호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서 종목이 신설된 이후 아직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벨호는 오는 29일 북한과 2차전을 치른다.
무엇보다 벨호는 첫 올림픽 본선 무대에 진출해 지난 8월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 탈락의 아픔을 씻어내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승리가 필요했다. 한국은 태국과 북한, 중국과 함께 포함돼 '죽음의 조'에 포함됐다. 최종 예선 진출을 위해서는 태국전 승리가 필수로 따라야 했다.
이번 대회는 12개 팀이 4팀씩 3개조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에서 1위를 차지한 세 팀이 최종 예선에 직행하고, 조 2위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한 팀도 합류한다. 이후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4팀이 최종 파리행 티켓 2장을 놓고 다투게 된다.
한국은 골키퍼 김정미를 비롯해 추효주, 심서연, 강채림, 지소연, 케이시 유진 페어, 전은하, 천가람, 장슬기, 이은영, 김혜리가 선발로 출격했다.
한국은 전반 33분 케이시 유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소나기 골을 쏟아냈다. 케이시 유진의 A매치 4경기 만에 만들어낸 데뷔골. 케이시 유진은 이 골로 한국 여자 A매치 최연소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소연의 패스를 왼발 터닝 슈팅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전반 36분 천가람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천가람은 왼쪽 박스 안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키퍼 키를 넘겼다. 또 한국은 전반 39분 강채림의 추가골이 나오면서 전반을 3-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에도 골폭풍을 이어갔다. 후반 4분 천가람이 강채림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그 사이 전은하가 센스 넘치는 흘려주기도 돋보였다.
한국은 후반 9분 강채림이 다시 추가골을 넣어 5-0을 만들었고 후반 11분과 21분에는 케이시가 연속 추가골을 넣으면서 해트트릭을 완성, 7-0까지 간격을 벌렸다. 케이시는 A매치 데뷔골에 이어 해트트릭까지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후반 23분 이금민, 후반 27분 문미라가 골을 추가했고 후반 30분 천가람이 해트트릭으로 대승을 완성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승리가 굳어지자 벨 감독은 고교생인 김세연과 권다은을 투입해 A매치 데뷔전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경기 막판 실점하면서 무실점 승리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