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구단 역사상 첫 강등 위기다. '생존왕' 에버튼이 승점 12점 삭감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5일(한국시간) "에버튼은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기록한 후 프리미어리그(PL) 수익 및 지속 가능성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PL은 에버튼에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처벌로 승점 12점 감점을 권고했다"라고 보도했다.
에버튼의 운명은 약 두 달 뒤 결정된다. 매체는 "에버튼은 금융 규제 위반 혐의를 둘러싼 싸움에서 PL에 패할 시 심각한 제재를 받게 된다. 징계는 올해 말 내려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에버튼의 손실액은 상상을 넘는다. 에버튼은 지난 3년간 무려 3억 400만 파운드(약 4993억 원)의 재정적 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독립 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다. 이는 PL이 정한 허용 금액인 1억 500만 파운드(약 1724억 원)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일단 에버튼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PL은 에버튼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승점 감점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에버튼은 자신들이 규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위기 관련 면제 등을 통해 모든 불법 행위가 없어질 것이라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PL은 이번 사건이 지금껏 없던 일인 만큼 중징계를 논의 중이다. 텔레그래프는 "승점 삭감은 잉글랜드 1부리그에선 유례없는 일이다. 이는 라이벌 팀들 사이에서 패닉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종 결정은 위원회에서 내리지만, PL은 처벌을 극도로 가혹하게, 최대 12점까지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12점 삭감은 강등으로 직결될 수 있다. 현재 에버튼은 강등권과 승점 3점 차이로 리그 16위다. 위태로운 그들의 위치를 고려하면 12점이 깎일 시 강등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에버튼의 재정 문제는 파하드 모시리 구단주가 팀의 대주주가 된 이후로 발생했다. 그들은 실제로 지난 5년간 매년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손실액만 4470만 파운드(약 734억 원)에 달한다. 현재 에버튼은 모시리가 지난달 자신의 지분 94%를 매각하기로 합의한 후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투자 회사 '777 파트너스'와 인수 협상 중이다.
아무리 에버튼이 생존왕으로 유명하다지만, 실제로 승점 12점을 잃는다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 에버튼은 지난 시즌에도 마지막 38라운드에서 본머스를 1-0으로 꺾으며 극적으로 강등을 피했다.
하지만 승점 12점 삭감은 이겨내기 어렵다. 현재 에버튼은 9경기에서 승점 7점을 따냈다. 아직은 루턴 타운과 번리, 본머스, 셰필드 유나이티드보다 앞서 있지만, 자칫하면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 징계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에버튼은 1992년 PL 출범 후 단 한 번도 강등당하지 않은 6개 팀 중 하나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1950-1951시즌 승격 후 73년 연속 1부리그를 지키며 최고 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 만약 FFP 징계 여파로 2부로 추락한다면 여러모로 굴욕적인 역사를 쓰게 되는 에버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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