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보이'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별들의 무대'를 누빌 준비를 마쳤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3차전 홈 경기에서 AC 밀란과 격돌한다.
현재 PSG는 1승 1패, 승점 3점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첫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2-0으로 제압했지만, 뉴캐슬 원정에서 1-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경기에서 밀란을 꺾는다면 2위까지 살아남는 16강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밀란도 승점 3점이 절실하긴 마찬가지다. 도르트문트와 뉴캐슬을 만나 모두 비기며 아직 승리가 없다. 순위는 2무, 승점 2점으로 조 3위다.
이강인의 두 경기 연속 선발 출격이 예상된다. 프랑스 '레퀴프'는 그가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매체는 킬리안 음바페-곤살로 하무스, 이강인-워렌 자이르에머리-마누엘 우가르테-우스만 뎀벨레, 뤼카 에르난데스-밀란 슈크리니아르-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베스트 11을 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퀴프는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시즌 내내 선발 라인업을 비밀로 유지해 왔다. 선수들도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선발 출격 여부를 알게 된다"라면서도 이강인의 출전을 예상했다. 자이르에머리가 부상 문제로 이제 막 팀 훈련에 복귀했다는 점도 이강인의 출격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매체는 "자이르에머리가 며칠간 훈련을 놓치고 선발로 나설 수 있을까? 이강인의 몸 상태도 훌륭하기 때문에 의문이 생긴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그는 자이르에머리와 다르게 공격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강인은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와 리그 1 9라운드 경기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번뜩이는 패스로 자기 장점을 보여줬다.
전반 31분엔 솔레르의 추가골 장면에서 기점 역할을 했다.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음바페를 향해 완벽한 대각선 패스를 찔러넣었다. 공을 받은 음바페는 수비를 제치고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솔레르가 가볍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음바페도 이강인의 패스를 칭찬했다. 그는 왼손 검지로 이강인을 가리킨 뒤 하이파이브를 위해 손을 들어 올렸다. 이강인도 빠르게 다가와 손뼉을 부치히며 득점을 자축했다. 이강인-음바페 조합에서 시작된 PSG의 2번째 골이었다.
약 두 달 만의 리그 1 복귀전이었다. 이강인은 리그 1 개막전과 2라운드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으나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달 말 부상을 떨치고 일어나 도르트문트전에서 잠깐 뛰었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매치 일정으로 다시 자리를 비웠다.
이강인은 파리로 돌아오자마자 PSG 이적 후 첫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100% 만족할 수는 없는 경기력이었다. 이강인이 수비 사이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고, 공을 잡아도 패스를 찔러줄 동료의 움직임이 부족했다. 그가 단독 돌파에 큰 강점을 지닌 선수는 아닌 만큼, 엔리케 감독의 활용법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강인은 최근 물 오른 컨디션을 자랑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국에서 열린 A매치 2연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그는 튀니지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고, 베트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트라스부르전에선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1점을 부여했다. 선발로 나선 PSG 선수 11명 중 가장 낮은 점수였다. 그는 90분간 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리커버리 7회, 가로채기 1회 등을 기록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도 이강인에게 평점 5점, 팀 내 최하점을 줬다. 매체는 "이강인은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파리 미드필더로 복귀했지만, 포지션 때문에 드리블을 많이 하지 못했다. 때로는 수비에 집중했다"라며 "그렇지 않을 땐 공을 받아 귀중한 패스를 뿌리는 방법을 알았다. 이강인은 특히 음바페를 향해 몇 차례 패스를 찔러넣었다. 그가 다시 PSG에서 경쟁으로 복귀한 점은 파리를 빛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이강인은 올 시즌 4년 만에 다시 밟는 UCL 무대에서 아쉬움을 떨쳐내고자 한다. 그는 2019-2020시즌 발렌시아에서 뛰던 시절 UCL 데뷔전을 치르며 한국인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웠지만, 그 이후론 UCL 무대에서 멀어졌다. 지난달 도르트문트전에서 추가시간 포함 약 15분간 경기장을 누빈 게 4시즌 만의 복귀였다.
밀란전을 앞둔 이강인은 PSG와 인터뷰에서 "(UCL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축구 선수들이 너무 뛰고 싶어 하는 대회다. 어렸을 때부터 꿈의 대회였다. 팀한테도 나에게도 중요한 대회다.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UCL 경기가) 그렇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경기라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다. 잘 준비해야 한다"라며 "항상 모든 경기를 이기려고 들어간다.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 잘 준비한 대로만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강인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꿈꾸고 원하는 경기다. 기대된다.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구단에서 훌륭한 세계 최고 선수들과 함께 뛰고 있다.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팀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었다. 빨리 뛰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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