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9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했다. 순위도 승점 23(7승 2무)으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를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풀럼은 승점 11(3승 2무 4패)로 13위에 머물렀다.
캡틴 손흥민은 이날도 어김없이 선발 출격해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35분 반 더 벤이 높이 올라와 공을 끊어냈고, 히샬리송이 앞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제쳐낸 뒤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이번 골로 리그 7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PL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9골을 넣은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두 골로 좁혔다.
손흥민은 PL 통산 110골 고지도 밟았다. 이제 PL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단 24명뿐이다. 그는 라이언 긱스(이상 109골)를 제치고 에밀 헤스키와 함께 PL 역사상 최다 득점 공동 26위에 올랐다.
도우미 역할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내주며 공격의 연결고리로도 활약했다. 후반 9분 호이비에르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뒤 박스 안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욕심부리지 않고 쇄도하는 매디슨에게 패스했고, 매디슨은 침착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날 맹활약한 손흥민과 매디슨, 히샬리송은 후반 35분 브레넌 존슨, 알레호 벨리즈, 지오반니 로 셀소와 교체됐다. 상대팀인 풀럼의 골키퍼 베른트 레노는 손흥민과 절친이다. 그들은 레버쿠젠 시절 함께 뛰면서 우정을 과시하곤 했다.
손흥민이 먼저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하고 레노는 2018년 아스날에 입단했다. 아스날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결국 아론 람스데일에게 밀려 2022-2023 시즌 풀럼에 입단했다. 레노가 PL에 입단한 이후 두 사람은 수차례 치열한 혈전을 펼쳤다.
특히 2018-2019 시즌 북런던 더비에서 레노가 손흥민의 결정적인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도 레노는 수차례 손흥민의 슈팅을 막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래도 이날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날카로운 모서리 슈팅을 앞세워 레노를 넘어서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손흥민은 레노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토트넘 공식 채널과 인터뷰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듣자 "사실 레노가 골 넣고 나니 엄청 싫어하더라. 그는 나에 대해 정말 잘 안다. 그라운드 위에 우정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바로 레노가 질린 표정으로 바로 나에게 다가와서 'SON, 제발 모서리로 좀 그만 차.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나도 '너도 내 골 막았잖아'고 대꾸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아스날과 2019-2020 경기에서 레노 상대로 환상적인 감아차기를 성공시킨 바 있다. 그는 "레노는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하면 질색한다. 진짜로 그 장면을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