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우승 0순위+괴물 구단' 됐다... 포스테코글루 '히딩크' 넘고 SON은 EPL 110호골 고지!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10.24 16: 00

'손흥민(31, 토트넘) 스승'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58)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명장' 거스 히딩크 전 감독(76)을 넘어섰다.
토트넘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을 2-0으로 꺾었다.
개막 후 토트넘의 무패 행진은 ‘9’경기로 늘어났다. 순위도 승점 23(7승 2무)으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를 제치고 단독 1위를 차지했다. 풀럼은 승점 11(3승 2무 4패)로 13위.

[사진] ‘TNT스포츠’ 소셜 미디어 계정.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사령탑은 EPL 새역사를 썼다. 데뷔 후 9경기에서 승점 23을 기록한 최초의 감독이 됐다. 
종전 EPL 데뷔 9경기 최다 승점 기록은 22점으로 거스 히딩크 전 첼시 감독, 마이크 워커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이 가지고 있었다. 
토트넘은 지난 7월부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정식적으로 동행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초 호주 출신 감독과 4년 계약을 맺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 지휘봉을 잡은 뒤 승승장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토트넘으로 넘어올 수 있었다. 
그는 셀틱 부임하자마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코티시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엔 리그, 스코티시 리그컵, 스코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모두 차지하며 ‘국내 3관왕’ 쾌거를 달성했다.  2시즌 연속 흔들림 없는 지도력, 그리고 결과까지 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표팀 감독' 경력도 있다. 역시나 성적도 좋았다.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호주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오현규를 셀틱으로 데려온 스승이기도 하다.  오현규에 이어 손흥민을 지도하고 있다. 
‘빅클럽’ 경험이 없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토트넘을 맡길 때 팬들의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막 후 그런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끈 공으로 EPL 사무국으로부터 ‘9월 이달의 감독상’까지 받았다. 여기에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명장’ 히딩크 감독까지 넘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만을 경계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신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풀럼전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토트넘의 새 시즌 출발에 만족하고, 구단 구성원들에게 고맙다”라고 공을 돌렸다. 
토트넘이 그동안 약팀만 만났던 것이 아니기에 더 대단한 기록이다. 아스날(2-2 무승부), 리버풀(2-1 승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 승리) 등 내로라하는 구단들을 격파하고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고 싶어 한다. 그는 "토트넘은 더 잘할 수 있다. 그리고 해낼 수 있다"며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한편 풀럼전 토트넘의 승리에는 손흥민의 활약이 주효했다. 
이날 손흥민은 원톱으로 선발 출격했다. 그를 2선에서 히샬리송-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지원했다. 파페 사르-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허리를 책임졌고, 데스티니 우도지-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에 위치했다.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
손흥민이 선제골을 작렬했다. 전반 35분 반 더 벤이 높이 올라와 공을 끊어냈고, 히샬리송이 앞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제쳐낸 뒤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리그 7호골.
골맛을 본 손흥민은 번뜩이는 도우미 역할도 했다. 그는 전반 39분 절묘한 뒤꿈치 패스로 침투하는 우도지에게 정확하게 공을 내줬다. 골문 앞에서 나온 좋은 기회였지만, 우도지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9분 손흥민이 시즌 첫 도움을 작렬했다. 호이비에르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뒤 박스 안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욕심부리지 않고 쇄도하는 매디슨에게 패스했고, 매디슨은 침착한 마무리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는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매디슨이 합작한 골로, 매디슨이 손흥민의 멀티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던 지난 아스날전과는 반대였다. 홈 데뷔골을 넣은 매디슨은 손흥민을 꽉 안아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제 몫을 다한 손흥민은 후반 36분 지오바니 로 셀소와 교체되며 임무를 마쳤다. 1골 1도움으로 ‘2골 관여’ 주장다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경기를 먼저 마쳤다. 
영국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1골 1도움’ 맹활약한 캡틴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질문을 받고 “그는 정말 특별하다. 그는 매 경기 자신이 얼마나 좋은지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라고 운을 뗀 뒤 “인간적으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이다. 내 나이는 31살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어리지 않다. 하지만 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으로부터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감독님의 지도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선수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또 그걸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그라운드 안으로 잘 발휘시킨다. 특별한 느낌을 든다”라고 덧붙였다.
풀럼전에서 펄펄 난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 선수’ 영광도 안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평점 8.9점을 매기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손흥민은 약 82분간 1골 1도움, 슈팅 3회, 드리블 성공 3회(4회 시도), 기회 창출 4회, 빅찬스 창출 1회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매디슨도 높은 평점 8.4점을 받았다. 그는 1골과 볼 터치 63회, 패스 성공률 86%(38/44), 기회 창출 4회, 슈팅 3회, 지상 볼 경합 승리 8회(12회 시도), 피파울 4회 등을 기록했다.
'리그 7호 골’ 손흥민은 EPL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 공동 2위로, 9골을 넣은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맹추격하고 있다.
또 이날 손흥민은 EPL 통산 개인 110골 고지도 밟으며 라이언 긱스(이상 109골, 은퇴)를 제치고 에밀 헤스키와 함께 리그 역사상 최다 득점 공동 26위에 올랐다.
경기 후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대단한 응원, 최고의 퍼포먼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은 오늘 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한다. 많이 사랑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손흥민은 한국에서 치러진 10월 A매치 일정을 끝마치고 치른 소속팀 복귀전에서 ‘체력 문제’ 우려를 뒤로하고 맹활약했다.
그는 10월 A매치 기간 동안 체력 문제와 더불어 다리를 절뚝거렸다. 이에 풀럼전 출전이 가능한지는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8일 귀국했다. 당시 손흥민에게 체력 부담 문제와 사타구니 부상 이슈까지 더해져 그의 A매치 2연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손흥민은 한국으로 오기 직전까지 토트넘 경기를 소화했다.
결국 손흥민은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한국 4-0 승리)와 1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베트남과 2차전(6-0 승리)은 풀타임을 소화, 황희찬(울버햄튼)의 도움으로 1골을 넣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경기 뛸지 말지 고민 많이 했다. 그러나 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안 뛰는 건 제가 용납할 수 없겠더라. 감독님과 상의한 뒤 경기에 나서겠다고 했다”라고 들려줬다. 
하지만 손흥민이 베트남 경기 전반전 후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이 포착 돼 모두의 우려를 샀다. 그러나 다행히 소속팀 경기를 소화하는데 장애물이 될만한 부상은 아니었다.
20일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풀럼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A매치 기간 동안 불편함을 겪었지만, 두 선수 모두 건강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A매치 기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두가 메디컬테스트를 받았고 신체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모두의 걱정에 ‘골’로 답하며 이상없단 것을 몸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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