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33, 미카와)이 드와이트 라모스(25, 홋카이도)와 아시아쿼터 맞대결에서 웃었다.
이대성의 소속팀 씨호스 미카와는 21일 일본 아이치현 홈구장 윙 아레나 가리야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B리그 정규리그’에서 레방가 홋카이도를 84-65로 제압했다. 미카와는 시즌 2승 3패를 기록했다.
일본프로농구는 외국선수를 3인 보유해 2명이 동시에 코트에 설 수 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또는 혼혈선수를 추가로 뛰게할 수 있다. 귀화선수는 일본국적을 취득하면 국내선수로 본다. 한 팀에 흑인선수 4명이 뛰는 광경까지 연출된다.
이대성은 미카와의 베스트5로 선발출전했다. 공교롭게 그의 상대는 같은 아시아쿼터선수로 ‘필리핀의 꽃미남’ 드와이트 라모스였다. 라모스가 포워드를 보지만 신장은 이대성과 같은 193cm라 충분히 상대가 가능했다.
한국에서 이대성은 메인 볼핸들러였다. 일본에서는 일본가드에게 주도권을 주고 3번으로 뛰었다. 스크린에 걸린 이대성은 라모스에게 첫 슛을 내줬다. 라모스는 개인기로 이대성을 제치고 3점슛까지 꽂았다. 이대성은 곧바로 3점슛을 꽂으며 응수했다. 이대성은 루즈볼을 쫓아 관중석까지 돌진하는 등 적극성은 여전했다. 미카와가 9-7로 기선을 잡았다.
한국과 일본의 농구는 달랐다. 이대성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비중이 컸다. 외국선수가 둘이나 동시에 뛰다보니 외곽의 이대성이 비어도 공이 가지 않았다. 이대성은 라모스 수비에 집중했다. 미카와가 23-17로 1쿼터를 리드했다.
일본은 로테이션도 많다보니 주전의존도가 낮았다. 1쿼터 후반 벤치로 향한 이대성은 2쿼터 4분 13초를 남긴 시점에서 다시 코트에 들어왔다. 이대성은 곧바로 외국선수 잭 오거스트에게 좋은 패스를 찔러줬다. 이대성은 컷인으로 2점을 받아먹었다. 전반 종료 직전에 공을 잡은 이대성은 드리블로 한 번 휘젓고 그대로 풀업점퍼를 넣었다. 이대성의 막판 활약으로 미카와가 전반전 42-35로 7점을 앞섰다.
이대성은 후반전 2점을 추가하며 확실히 득점감각이 살아났다. 이대성이 모처럼 볼핸들러로서 공을 잡고 돌파해서 파울을 얻었다. 이대성은 자유투 2구를 추가해 11점을 올렸다. B리그는 KBL보다 확실히 파울콜이 짜다. 웬만한 신체접촉에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만 쳐다보면서 항의하는 선수는 없었다. 넘어진 선수도 곧바로 일어나서 백코트했다.
이대성이 상승세를 타면서 3쿼터 중반 미카와가 64-45으로 19점을 앞섰다. 라이언 리치맨 미카와 감독이 이대성 등 주전들을 벤치로 불렀다. 이대성은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84-61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3점슛을 어시스트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날 이대성은 6개의 야투 중 4개를 적중하는 좋은 감각으로 11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올렸다. 3점슛도 하나 던져서 성공시켰고, 자유투 2구도 실수가 없었다. 다만 외국선수 비중이 너무 높다보니 이대성에게 공격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이대성이 감이 좋아도 살릴 수가 없었다. 팀도 3쿼터 후반 이미 20점을 앞서며 이대성이 뛸 기회가 적었다.
이대성의 매치업상대 라모스도 3점슛 3개 포함, 16점을 넣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일본에서 왜 거금을 들여 아시아쿼터선수를 영입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농구실력 외 피부색을 가리지 않는 일본은 그야말로 무한경쟁 체재였다.
이대성은 새로운 리그에서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며 나날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분명 일본 팬들의 큰 성원을 받고 있지만 한국처럼 이대성을 향한 일방적인 응원은 없었다. 새로운 농구에 대한 도전을 위해 그는 타국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