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팀’ 부산 KCC가 신형엔진을 장착했다. 컵대회 MVP에 빛나는 알리제 존슨(28, KCC)이다.
NBA팬이라면 존슨은 낯익은 얼굴이다. 그는 2018년 NBA드래프트서 전체 50위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지명됐다. 이후 브루클린, 시카고, 워싱턴, 뉴올리언스를 전전한 ‘저니맨’ 존슨은 NBA에 자리잡지 못했다. 2022년부터 G리그서 뛰던 그는 결국 첫 해외리그로 KBL을 선택했다.
2미터의 신장에 운동능력을 갖춘 존슨은 전형적인 포워드다. KCC 입단 후 존슨은 라건아의 컨디션 난조를 틈타 주전으로 올라섰다. 컵대회서 존슨은 맹위를 떨쳤다. KT와 4강전서 존슨은 무려 40점을 폭발시켜 컵대회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결승전에서도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24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쏟아낸 존슨은 MVP까지 수상했다.
MVP 수상소감을 묻자 존슨은 “동료들에게 고맙다. 날 편안하게 해줬다. 한국이 내 첫 해외생활인데 편하게 해주고 집에도 놀러온다. 여자친구도 편안하게 해준다”며 지인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창진 KCC 감독은 “어린 친구가 해외에 처음 나와서 이 정도면 오케이다. 무리하게 치고 들어갔다고 지적했더니 자기는 ‘익사이팅한 게임으로 히어로가 되고싶다’고 하더라. 코칭스태프 말을 100% 수용하고 체력도 좋다. 다만 앞으로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칭찬했다.
존슨은 NBA 스타 지미 버틀러와 외모가 닮았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운동능력도 버틀러처럼 뛰어나다. 버틀러 닮았다는 말에 존슨은 “미국에서도 대학시절부터 사람들이 버틀러 닮았다고 했다. 그렇게 좋은 선수와 비교된다니 기분 좋다. 얼굴 뿐 아니라 신체조건도 비슷하다. 그냥 난 내 경기를 하려고 한다. 버틀러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이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불러주니 기분은 좋다”면서 웃었다.
실제로 존슨은 버틀러와 인연이 있다. 그는 “NBA 드래프트를 앞두고 버틀러의 LA집에 초대를 받아 만난 적이 있다. 어떻게 신인으로서 NBA에 적응하고 커리어를 이어가야 하는지 가르쳐줬다. 성격도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존슨이 한국에서 열심히 뛰어야 할 이유는 따로 있다. 여자친구 지지(GEGE) 때문이다. 여자친구 소개를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존슨은 “여자친구가 한국에 같이 와서 희생하고 있다. 미래에 결혼을 하고 싶다”면서 깜짝 고백을 했다.
존슨 생각에 동의하는지 여자친구에게 물어봤다. 옆에서 듣던 여자친구는 놀라며 “나도 그렇다”면서 프로포즈를 받아들였다.
기자도 존슨을 컵대회 MVP로 투표했다. 국가대표에서 복귀한 라건아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최준용도 내전근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존슨의 활약에 KCC의 성적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