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입상'을 목표로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는 일본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의 오이와 고 감독(51)이 미국 원정 평가 2연전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
오이와 고 감독은 미국에서 멕시코-미국 U-22 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치고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일본으로 돌아갔다. 앞서 15일 일본은 멕시코를 4-1로 대파했지만 18일 미국엔 1-4로 졌다.
일본과 미국은 2024년 열리는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다. 23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있는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두 팀은 U-22로 선수단을 꾸려 평가전을 치렀다.
미국은 16년 만에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일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대였다. 반면 2020도쿄올림픽 때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따냈던 멕시코는 파리올림픽에 나설 자격을 일찌감치 잃었다.
미국전을 끝으로 오이와 고 감독은 U-22 팀과 함께한 46일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지었다.
앞서 오이와 고 감독은 지난 9월 6일~12일 바레인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아컵 예선 3연전을 치렀다. 곧바로 9월 20일~10월 7일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6경기를 지휘, 귀국 후 곧장 미국으로 건너가 10월 15일과 18일 각각 멕시코-미국과 평가전을 치렀다.
오이와 고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 23명을 미국 원정에 데려갔다. 다만 경기를 앞두고 후지오 쇼타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대회에 참가했던 우치노 고타로를 대체 발탁됐다.
한 달 반 동안 연전을 펼친 오이와 고 감독에게 기대 이상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에 1-2로 패하기 전까지 일본은 9월부터 7승 1무로 패배를 모르고 있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치고 미국에도 패했지만 오이와 고 감독은 밝은 모습으로 귀국했다.
19일 일본의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오이와 고 사령탑은 귀국 인터뷰에서 "매우 좋은 미국 원정 2연전이었다. 여러 면에서 우리에게 득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말을 옮기면서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오이와 고 감독은 “비록 미국에 졌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아주 잘했던 경기다. (1-4로) 점수 차이가 많이 났는데, (선수들은) 좋은 축구만으로는 이길 수 없단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정말로 우리 팀에 이로웠던 경기”라고 흡족해했다.
이제 한 박자 쉬어가는 오이와 고 감독은 그동안을 돌아보며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지원 스태프들이 한 달 반 동안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덕분에 우린 다시 한번 강해졌다. 팀으로서 일체감이 높아졌다”며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 의료진 등 뒤에 힘을 보탠 이들의 역할이 상당했음을 강조했다.
‘파리올림픽 최소 동메달’을 최종 목표로 설정한 일본은 무섭도록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U-23 아시안컵 3위 안에 들어야 일본은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낸다. 파리행 첫 관문이다. 4위는 아프리카 예선 4위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파리로 향한다.
일본축구협회는 오이와 고 감독을 위해 또 하나의 평가전 일정도 확정했다. 일본은 11월 아르헨티나와 홈에서 친선경기를 치른다. ‘닛칸스포츠’는 “파리 올림픽을 향한 걸음은 꾸준히 계속된다"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목표도 일본과 같다. 그러나 준비 과정에서 매번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파리올림픽을 향한 뚜렷한 대한축구협회의 타임라인은 아직이다.
한국과 일본의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다. 감독이 나서 스태프 인력 지원 만족감을 언론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일본과 달리 황선홍 감독은 도움을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지원스태프, 코칭스태프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하면서도 "축구라는 게 점점 디테일해지고 있다. (더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번 대회는 피지컬 파트와 분석 파트가 모두 같이 일했다. 이런 부분이 지원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축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 인력 지원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한국 축구 발전은 어렵다. 이런 부분(경기 지원)이 잘 준비된다면 파리 올림픽도 자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에는 아르헨티나 평가전에 이어 12월 소집 훈련 일정까지 승인이 떨어졌다. 황선홍 감독은 "1월 (프로팀의) 동계 훈련 기간 동안 올림픽 대표팀이 2~3주 정도 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이 있다. 그런 기회도 없다면 앞으로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