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NBA 역사상 최고의 콤비를 이룬 스카티 피펜이 심경을 고백했다.
피펜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역대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NBA 우승 6회, 올림픽 금메달 2회, 미국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 NBA 올스타 7회, NBA 퍼스트팀 3회, NBA 세컨드팀 2회, NBA 서드팀 2회, NBA 올디펜시브 퍼스트팀 8회, NBA 올디펜시브 세컨드팀 2회 등 다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수상 기록과 업적이 그의 농구 커리어를 압축해 보여준다.
하지만 피펜이 정말 대단한 것은 그 모든 성취를 팀플레이 위주의 활약 가운데 얻어냈다는 것이다.시카고 불스의 NBA 첫 우승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피펜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자서전 『언가디드』를 출간했다.
미국에서 출간되어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은 이 책은 이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타이완 등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2023년 10월 드디어 한국어판도 출간되었다.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고,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팀에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역할을 감내했는지, 가공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시선으로 전해주고 있어 흥미롭다.
그는 결코 자신이 빛났던 순간만을 취사선택해 또 하나의 왜곡된 넷플릭스 다큐 ‘더 라스트 댄스’가 탄생하는 것을 경계했다. 피펜은 자신의 과오, 실수, 오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들려준다. 또한 영광과 오욕을 함께 누렸던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며 농구장 안팎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미국 출간 당시, 마치 피펜이 조던을 저격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처럼 자극적으로 보도한 기사들이 많이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으나, 피펜을 결코 조던을 비난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비판적인 시선으로 언급한 부분도 없지 않으나, 조던을 최고의 선수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감사하고, 추억하는 내용도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카티 피펜의 자서전 『언가디드』는 1990년대 NBA, 시카고 불스, 조던과 피펜 콤비를 좋아했던 올드 팬들에게 향수와 추억을 불러오는 멋진 책이 될 것이다. 당시 다양한 농구 콘텐츠를 소비했던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 재생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번역자와 편집자 외에 『언가디드』 한국어판을 가장 먼저 접한, 한국 최고의 NBA 전문가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이 책을 흥미롭게 읽고 감성적인 단편 에세이 같은 추천사를 보내주기도 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