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개개인의 기량과 경험에서 아주 수준 높은 팀."
베트남이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피파랭킹 95위)은 17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위르겐 클린스만의 한국(26위)과 친선전을 가져 0-6으로 대패했다.
베트남은 3연패에 빠졌다. 앞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4-0 승전고를 울렸던 클린스만호는 10월 A매치 2연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를 시작으로 한국은 3연승을 내달렸다.
두 팀 간 실력차이는 확연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공격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반 5분 만에 김민재가 코너킥 찬스에서 어깨로 득점을 신고했다. 이강인이 올려준 킥을 보고 김민재가 정확히 날아올랐다. 머리에 공을 갖다 대고자 했지만 어깨 맞고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황희찬 발 끝에서 한국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전반 25분 후방에서 낮고 빠르게 들어오는 이재성의 스루패스를 황희찬이 박스 근처에서 건네받아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베트남 골망을 갈랐다.
후반전에 한국이 행운의 골을 얻었다. 후반 5분 박스 안 깊숙한 곳 왼쪽에서 손흥민이 반대편에 있던 조규성을 보고 낮은 패스를 찔러줬다. 이는 상대 선수 발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캡틴' 손흥민이 한국의 4번째 골을 작렬했다. 후반 15분 아크 정면에서 황희찬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왼쪽 골문 구석을 보고 손흥민은 정확한 슈팅을 날려 득점을 올렸다.
후반 16분 베트남 수비수 부이 호앙 비엣 아인이 퇴장 당했다. 한국의 공격 기회를 막아세워 경고 누적으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이 프리킥 키커로 나섰지만 골은 없었다.
이강인이 골맛을 봤다. 후반 25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아크 부근에서 수비수 2명을 개인기로 요리한 뒤 왼쪽 골대를 보고 날카로운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에서 쐐기골이 나왔다. 후반 40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정우영이 골키퍼 맞고 흐른 볼을 보고 달려들어 한국의 6번째 골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후 베트남의 트루시에 감독과 일문일답
▲총평
우리는 경험을 쌓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 한국이 좋은 플레이를 했다. 세계적으로 좋은 팀이라는 것을 알고 왔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했다. 우리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수준인지 알게 됐다.
한국전은 우리에게 전술적, 육체적으로 도전이었다. 한국이 워낙 좋은 팀이라 놀랍지 않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큰 실험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월드컵 예선을 위해 만들어가는 팀이다. 오늘 결과로 실망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은 월드클래스 팀을 상대로 잘싸웠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은 만족한다.
마지막에 10명의 선수로 싸웠다.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 0-6 패배는 그래도 놀랍지 않은가
우리가 1-2골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패배에 대해서는 놀랍지 않다. 한국은 개개인의 기량과 경험에서 아주 수준 높은 팀이다. 10명이 뛰었기에 6골차 패배는 더 놀랍지 않다. 베트남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 실점을 적게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득점이다. 우리가 어떤 상대를 맞이 하든 우리 경기를 해야 한다. 우리가 모든 경기에서 이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
▲ 연패를 통해서 수정한 점은?
오늘 4만 2천명 앞에서 뛴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도 발전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굴복하지 않고 이 경기를 통해서 더 나아지고 강해졌다. 다음 월드컵 예선을 잘 치를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