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목소리를 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뮌헨 눈치도 살필까. 김민재(27, 뮌헨)가 베트남전에 뛸 필요가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한국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95위 베트남을 상대한다.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로 이강인의 멀티골과 황의조의 쐐기골이 터져 4-0 완승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7개월 만에 첫 연승이자 안방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박항서 감독이 물러난 베트남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의 절대 우세다. 베트남은 한국에 오기 전 중국 다롄에서 10일 중국(0-2패)과 13일 우즈베키스탄(0-2패)에게 모두 완패를 당했다.
베트남은 우즈벡을 상대로도 점유율 30% 수준의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했다. 한국은 베트남 수비축구를 어떻게 깰 것인지 대비해야 한다. 클린스만은 과연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까.
현재 한국대표팀에서 가장 휴식이 필요한 선수는 김민재다. 바이에른 뮌헨은 마타이스 데 리흐트의 부상으로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김민재는 계속해서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독일에서도 김민재의 출전시간 과부하를 우려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 김민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뺄 수 없는 핵심자원이다. 김민재는 튀니지전에 주장 손흥민이 결장하자 대신 주장완장까지 차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상대 공격수를 끝까지 쫓아가 막아내는 김민재의 모습은 ‘월드클래스 수비수’ 그 자체였다.
하지만 김민재도 사람이다. 모든 경기에서 다 뛸 수는 없다. 특히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할 베트남을 맞아 김민재가 할 일이 많지 않다. 베트남은 우즈벡전에서 어쩌다 나오는 역습도 위력적이지 않았다. 김민재가 아니라도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더구나 베트남은 에이스 공격수 응우옌 꽝하이가 우즈벡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한국전 결장이 확정됐다. 김민재가 나서야 할 이유가 더욱 줄어들었다.
베트남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우즈벡보다) 한국의 수준이 훨씬 높다. 우리 선수들의 수준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무대다. 선수들이 수비 외에도 역습을 통해 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니지전에 결장했던 손흥민은 베트남전 출전이 유력하다. 부주장 김민재가 베트남전에 뛰어도 어차피 할 일이 별로 없다다. 그렇다면 아예 쉬는 게 낫다. 이참에 김민재가 빠졌을 때 대체자는 누구인지, 어떤 전술로 임할지 실험해 볼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1995년부터 97년까지 뮌헨에서 뛴 김민재의 선배다. 그는 “토트넘, 뮌헨에 아는 사람들이 많다. 매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과연 클린스만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소원을 들어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