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비는 아예 없다. 관례적으로 선수 몇 명 호텔 숙박비만 제공했을 뿐."
대한축구협회(KFA)가 베트남에 따로 초청비나 체류비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10월 A매치 2차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26위 한국이 95위 베트남에 크게 앞선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주장 손흥민 없이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크다.
이강인이 환상적인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뽑아냈고,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에 맞고 쐐기골로 연결됐다. 여기에 교체 투입된 황의조도 종료 직전 골 맛을 봤다. 그 덕분에 한국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첫 홈 승리와 연승을 일궈냈다.
이제 다음 상대는 베트남이다. 전력 차이는 작지 않다. 베트남은 한국에 오기 전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을 만나 모두 0-2로 완패했다. 여기에 에이스 미드필더 응우옌 꽝하이까지 허벅지를 다쳐 출전이 어렵게 됐다.
경기가 열리기 전 KFA가 베트남 축구협회(VFF)에 제공하는 비용이 화제를 모았다. 당초 KFA는 베트남의 요청으로 성사된 경기인 만큼, 별도의 초청비나 체류비는 없다고 알렸다.
하지만 '봉다'를 비롯한 몇몇 베트남 매체들은 VFF의 말을 빌려 한국 측에서 숙식비 등 체류비를 댄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측은 항공료를 포함한 단순 여비만 내기로 합의했다는 것.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KFA 관계자는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앞두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베트남을 초청한 건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기존 초청과 달리 매치 피는 아예 없다. 관례적으로 선수 몇 명 호텔 비용 정도만 제공한다"라고 확인했다.
이번 베트남전이 성사된 배경도 공개했다. KFA 관계자는 "베트남 회장이 친한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꾸준히 맞대결을 요구했다"라며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아시안컵에 대비한 경기였다. 사실 남미 혹은 유럽 팀과 붙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월드컵 2차 예선에 대비해 만날 상대로 동남아 국가를 체크하다가 베트남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이 동남아 축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A 측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TSG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대륙의 국가를 분석했지만, 동남아 국가는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기에 경기를 볼 기회가 없었다. 이로 인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는 것.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카야 FC(필리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앞으로도 전북 현대와 라이언시티(싱가포르)의 맞대결을 포함해 K리그 팀과 동남아 팀이 만나는 ACL 경기를 2~3경기를 지켜볼 계획이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베트남과 경기를 앞두고 "절대 약한 상대라 생각지 않는다. 아시안컵 조 순위에 따라 16강에서도 만날 수 있고, 월드컵 3차 예선에서도 만날 수 있다"라며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마지막 친선경기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준비했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시험할 수 있는 경기다. 공식 경기처럼 최선을 다해 준비할 예정"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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