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농구 B리그의 마케팅이 NBA 뺨치는 수준이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한국선수들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양재민(24, 센다이)의 소속팀 센다이 에이티나이너스는 오는 12월 9일과 10일 이대성의 소속팀 씨호스 미카와와 2연전을 ‘코리안데이’로 지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B리그에서 뛰는 한국선수 양재민과 이대성의 시즌 첫 맞대결을 소재로 ‘코리아데이’ 마케팅을 적극 펼치겠다는 것.
센다이 구단은 “코리아데이를 맞아 한글 응원문구가 새겨진 수건과 부채를 살 수 있는 패키지 입장권을 3500엔(약 3만 1708원)에 발매한다. 또한 ‘양재민의 맛있어요 도시락’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스폐셜 티켓도 발매한다. 양재민이 좋아하는 반찬만 담아서 만든 도시락이다. 한국의 날을 맞아 김밥, 핫도그 등 한국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부스도 마련한다”고 적극 홍보했다.
양재민은 “센다이에 와서 농구장에 내가 좋아하는 치즈닭갈비 메뉴가 생겼다. 제 유니폼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들었다”며 기뻐했다.
이대성 역시 “일본프로농구에 와보니 마케팅이 장난 아니다. 일본대표팀의 농구월드컵 선전으로 농구인기가 크게 늘어난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매 경기 경기장이 꽉차는 느낌”이라며 놀라워했다.
NBA에서는 선수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선수가 뛰지 않는 LA 클리퍼스 역시LA에 한국교민이 많다는 것을 활용해 ‘코리아데이’를 연 적이 있다. 한국교포들을 경기장에 대거 초청해 특별한 행사를 가졌다.
LA 레이커스는 지난 6월 공식후원사 한식브랜드 ‘비비고’와 함께 LA 코리아타운에서 ‘레이커스 타운’ 커뮤니티 행사를 개최했다. 레이커스와 비비고가 합작해 LA 한인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레이커스 청소년재단’을 발족했다. 아티스트 조나스 네버가 코리아타운에서 작업한 벽화에는 레이커스 레전드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파우 가솔,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가 그려졌다.
출범 26년이 지난 KBL은 아직도 마케팅에서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관중동원, 관련상품판매 등 마케팅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여러 이벤트를 실시하지만 효과가 미비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처럼 큰 기획전을 열어 두 달전부터 티켓을 판매한다는 것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KBL도 아시아쿼터제도를 통해 필리핀 선수를 영입하며 ‘필리핀의 날’ 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필리핀 팬들을 초청해 경기 후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갖는데 그쳤다. 구매력이 뛰어난 팬들이 경기장에 왔지만 정작 소비할 상품이 없었다. 새롭게 유입된 팬들을 어떻게 상품구매로 유도할지 기획이 부족했다.
양재민과 이대성을 영입한 일본구단이 ‘한국마케팅’으로 수익을 얻는다면 두 선수를 통해 전력상승 외 부가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아시아쿼터제도’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일본은 농구실력 뿐만 아니라 농구산업에서도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