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위 제시카 페굴라(미국)가 어머니 나라에서 우승을 노린다.
페굴라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준결승에서 83위 야니나 위크마이어(벨기에)를 1시간 20분 만에 2-0(6-4, 6-3)으로 꺾었다.
이로써 대회 톱 시드인 페굴라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어머니 킴 페굴라의 나라에서 정상을 노리게 됐다. 킴 페굴라는 천연가스, 부동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가다. 순자산이 50억 달러(약 6조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굴라 스스로도 자신은 "하프 코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굴라의 결승 상대 위안웨는 첫 WTA 투어 단식 결승 무대를 밟는다. 앞선 4강전에서 116위 에미나 벡타스(미국)를 상대로 2-1(6-7<3-7>, 6-4, 6-2) 역전승을 거뒀다.
페굴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승에 올라 기쁘다. 참 좋은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이번 주 목표가 ‘나 자신에게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였는데 이루고 있다. 특히 나를 이렇게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팬들 앞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더 기쁘다"고 밝혔다.
페굴라는 한국팬들이 매 경기마다 열성적으로 응원해주고 있는데 대해 "처음에는 약간 놀랐다. 그런데 응원을 받다보니 이제 좀 익숙해진 것 같다. 아시아 시리즈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기에 아직 아시아 시리즈가 익숙하지는 않다. 특히 올시즌처럼 아시아 시리즈를 모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페굴라는 "코로나 전에는 지금처럼 랭킹이 높지 않았기에 아시아 시리즈에 모두 참여할 수 없었고,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이후 다시 투어가 정상화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아시아 시리즈에 모두 참여했다. 한국에 왔는데 이 정도로 성원해주실 줄은 몰랐다. 팬들의 응원이 참 멋지다"고 웃어 보였다.
결승 상대가 2022년 US오픈 3회전에서 만나 2-1(6-2, 6-7<6-7>, 6-0)이겼던 위안웨(중국, 128위)가 된 것에 대해 "당시 참 힘든 경기였다. 그때 경기하면서 상대가 자신감과 경험을 더 갖는다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면서 "내일 역시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상대는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통해 경험을 쌓았고, 자신감도 충분하다. 상대는 어리고 좋은, 재능있는 선수이다. 내일은 내 경험을 활용하여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멋진 결승이 되었으면 한다.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굴라는 결승전 트로피 세리머니 때 한국 팬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멘트가 있나라는 질문에 "아직 따로 준비한 것은 없는데 왠지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아는 한국 말이 많지 않아서 내일을 위해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고 한국 팬들이 확실히 좋아해줄 것 같다. 내일을 위한 좋은 숙제가 주어졌다"고 웃었다.
유튜브 댓글에 ‘언변이 좋다’, ‘말에 깊이가 있다’, ‘차분하다’라는 댓글이 많고, 심지어 ‘그녀의 목소리를 매일 들을 수 있다’, ‘선거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댓글까지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매우 차분하다 또는 침착하다는 말을 종종 하긴 하는데, 가끔 화를 내기도 하지만 화를 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정치계에 입문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기분 좋은 칭찬이고 아마도 해설가로서 적합한 목소리인 것 같아 그 쪽으로 미래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페굴라는 경기 후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도 찍어주는 등 팬서비스가 좋은 편이라는 말에 "늘 경기 후 최대한 사인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한국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여기서는 특히 가능하면 모든 분들에게 사인을 해주려고 하고 있다. 사인이라는 작은 제스쳐긴 하지만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5일 낮 12시 30분부터 마리 보즈코바(체코)-베서니 매틱샌즈(미국) 조와 락시까 캄캄-페앙타른 플리푸에츠(이상 태국) 조가 맞붙는 복식 결승이 먼저 열리고 오후 3시 페굴라와 위안웨의 단식 결승이 이어진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