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도 최고의 외국선수는 자밀 워니(29, SK)다. 하지만 게이지 프림도 만만치 않은 선수로 성장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14일 오후 군산월명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4강전에서 서울 SK를 89-88로 이겼다. 현대모비스는 이어지는 부산 KCC 대 수원 KT의 승자와 15일 결승전에서 만나 우승컵을 다툰다.
벌써 다섯 번째 KBL 시즌을 맞은 자밀 워니는 여전히 최고의 외국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여러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겠지만 워니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컵대회는 외국선수들이 처음 맞대결을 펼치며 기싸움을 하는 대회로도 의미가 있다.
이날 워니는 지난 시즌 골밑에서 맹위를 떨친 게이지 프림과 맞대결을 펼쳤다. 또 다른 선수 케베 알루마와는 공식전 첫 대결이었다. 전희철 감독이 “비시즌에 몸을 정말 잘 만들어서 왔다”고 말한 워니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워니는 전반전에만 양팀 선수 최다득점인 12점을 퍼부었다.
2년차를 맞은 프림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슛거리는 짧지만 페인트존에서 누구보다 위력적인 프림이다. 이런 프림도 워니가 막자 슈팅 성공률이 떨어졌다. 워니에게 밀려 페인트존 바깥에서 공을 잡은 프림은 점프슛을 던졌지만 림을 외면했다. 알루마는 11분을 뛰면서 10점을 넣어 공격력을 인정받았다.
프림도 많이 발전했다. 특히 슛거리가 늘어났다. 프림은 종료 7분 39초를 남기고 돌파를 시도하는 워니에게 공격자 파울을 얻어냈다. 프림은 공격에서도 왼손 베이비훅샷,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등 다양한 방법으로 림을 공격했다. 4쿼터에만 12점을 쏟아낸 프림의 활약으로 현대모비스가 승기를 잡는가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워니가 한 수 위였다. 워니는 종료 3분전 81-80으로 재역전하는 팁인 덩크슛을 꽂았다. 워니는 2분 17초전에도 다시 한 번 뱅크슛을 터트렸다. 이후 워니는 프림의 훅슛을 막아냈다. 워니는 종료 1분 29초전 프림 앞에서 플로터로 승부를 끝냈다. 5점 차로 달아난 SK가 승부를 결정지은 순간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종료 13.4초를 남기고 이우석의 동점 3점슛이 터졌다. 군산팬들도 현대모비스의 뒷심에 열광했다. 워니는 5.8초 전 얻어낸 자유투 2구 중 1구만 성공했다. 속공에 나선 이우석의 공격을 워니가 파울로 끊었다. 87-88로 뒤진 상황에서 이우석이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었다.
2.4초를 남기고 워니가 던진 장거리 3점슛은 불발됐다. 현대모비스가 대역전승을 거뒀다.
워니는 25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의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막판 자유투 1구를 실수한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프림은 26점, 6리바운드로 워니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쳐줬다.
경기 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프림이 외곽슛을 많이 연습했다. 내가 주문한 것은 미들레인지보다 안에서 몸싸움이다. 외곽슛은 한 두 개씩 쏴야한다. 프림이 힘들때 자꾸 안으로 안 들어가고 외곽슛만 쏘려고 해서 지적하고 있다. 큰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외인은 아직 워니다. 다만 프림은 워니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이 더 재밌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