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팀과 한국이 붙어서 과연 남는 게 있을까 싶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4-0으로 격파했다. 한국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95위 베트남과 대결한다.
클린스만 부임 후 첫 2연승을 거둔 한국의 다음 상대는 FIFA 랭킹 95위 베트남이다.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상대로 많이 부족한 팀이다. 베트남은 지난 10일 중국 다롄에서 치른 중국대표팀과 평가전에서 0-2로 패했다. 베트남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우즈베키스탄에게도 0-2로 무너졌다. 중국은 FIFA랭킹 80위, 우즈베키스탄은 75위다.
그나마 대한축구협회가 베트남을 초청하지는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항공료와 숙박료 등 체재비를 전부 베트남이 부담하는 조건이었다”고 밝혔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아시아 최강팀 한국과 붙는 경험을 위해 충분히 비용지출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구나 ‘프리미어리그 9월의 선수’ 월드클래스 손흥민과의 대결은 베트남 선수들에게 꿈의 매치다. 상상 이상의 이득이 있다.
베트남은 손흥민과의 대결로 엄청난 금전이득도 취할 수 있다. 베트남 내에서 한국전은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중계를 통한 광고 등 막대한 부가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베트남에서도 많은 수의 취재진이 한국으로 몰려와 손흥민을 취재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입장에서는 과연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경기내내 극단적인 수비로 나설 베트남을 상대로 ‘버스 깨기’를 미리 경험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술대응이 약한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궁금하다.
베트남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더욱 베트남전 효과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트루시에는 13일 우즈벡전 0-2 완패 후 “우즈벡에 패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점유율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공을 가져도 실수로 금방 도로 빼앗겼다”고 말했다.
한국전에 대해 트루시에 감독은 “한국의 수준이 훨씬 높다. 우리 선수들의 수준을 시험할 수 있는 실험무대다. 선수들이 수비 외에도 역습을 통해 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우즈벡을 상대로도 일방적으로 수비에 급급했고, 그나마 나선 역습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수준이라는 것을 감독이 직접 인정했다. 이런 베트남을 상대로 과연 한국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이 정말 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