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난 골 보단 팀 승리가 최우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로이강인의 멀티골과 황의조의 쐐기골이 터져 4-0 완승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7개월 만에 안방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승리의 주역은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막강한 공격력과 개인기를 과시하며 주장 손흥민의 공백을 메웠다. 후반 10분 이강인이 특기인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불과 2분 뒤 이강인이 상대 공을 빼앗아 왼발로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항상 도움만 많이 올렸던 이강인이 역사적인 A매치 첫 골을 뽑았다. 이도 모자라 순식간에 멀티골을 뽑아낸 막내의 대활약으로 경기가 뒤집어졌다. 한국은 김민재가 자책골을 유도하고 황의조의 마무리골까지 터져 오랜만에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강인은 공식적으로 경기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두 골을 폭발시키며 대활약을 했으니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이강인이 최고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부러 후반 44분 이강인을 문선민으로 교체했다. 이강인은 기립박수를 받으며 경기를 마쳤다.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제일 중요한 팀 승리를 얻었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선제골도 선제골이지만 추가골 장면에서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이강인은 "그 장면 당시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슛을 했다"라면서 "빈 공간을 봤다기 보다는 그 상황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였다. 그게 최선이라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국대 데뷔골에 이어 2호골가지 2분여만에 터트린 이강인은 내심 해트트릭도 노렸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그는 "사실 내가 골을 잘 넣는 선수는 아니다. 애시당초 많은 골을 욕심 내면서 뛴 적이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고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강인은 장기 부상에서 막 회복한 상황. 이강인은 "나도 내 몸 상태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 언제 100%가 될 것이고 언제 몸이 안 좋아질지는 잘 모르겠다"라면서 "매 순간 부상을 피하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강인은 "부상은 사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경기를 하다 보면 더 많은 부상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 순간 몸 관리를 잘하려고 한다"라면서 "훈련 때마다 매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 이강인 감독은 "매 경기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많은 자유를 주신다. 그렇게 하면서 경기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라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전반전에 세컨톱으로 나선 이강인은 후반전 들어서는 이재성과 바꿔서 측면으로 빠졌다. 이강인은 "감독님께 포지션 변경을 요청하니 들어주셨다. 내 이야기를 듣고 반영해주신 감독님과 재성이형에게 감사하다. 팀 승리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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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