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다음 스파링 파트너인 베트남을 상대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아프리카 강호 튀니지와 A매치 평가전에서 이강인(PSG)의 멀티골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헤더로 인한 상대의 자책골, 황의조(노리치 시티)의 쐐기골로 4-0 완승을 거뒀다.
상대 튀니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29위다. 26위인 한국보다 3계단 아래 있다. 하지만 전반을 0-0으로 마칠 만큼 튀니지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팀이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까다로운 상대였다.
경기결과를 떠나 이날 한국은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 없이 경기를 안정적으로 치러냈다. 김민재가 전체적으로 수비에 안정을 갖져 온 부분도 좋았다.
홈 첫 승과 함께 2연승을 달린 클린스만호의 다음 상대는 베트남이다. 오는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A매치 맞대결을 펼친다. 양팀이 맞붙는 것은 지난 2010년 11월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베트남과 평가전을 통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지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평가전이 베트남의 요청 때문에 성사된 만큼 초청비나 체류비 등 제반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이 원했던 베트남전이다. 11월부터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아시안컵으로 이어지는 만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수준을 직접 살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은 FIFA랭킹에서도 95위여서 사실상 약체 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단순히 친선전이 아니라 아시안컵 우승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위한 평가전 성격에는 다소 아쉬운 상대일 수 있다.
더구나 베트남의 최근 흐름도 좋지 않다. 베트남은 지난 10일 중국과 평가전에서 0-2로 패했고 이날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도 0-2로 완패했다. 중국은 FIFA랭킹 80위, 우즈베키스탄은 75위였다.
박항서 감독이 물러나고 지난 2월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이끌고 있는 베트남이다. 하지만 아직 트루시에 감독의 색깔이 나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박항서 감독 시절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날 캐나다를 4-1로 완파했다. 이로써 일본은 엘살바도르전(6-0 승)과 페루전(4-1 승), 독일(4-1 승), 튀르키예(4-2 승)전까지 포함해 5연승을 거뒀다. 특히 이 5경기 동안 22골을 넣으면서 엄청난 화력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브라질 출신 닛칸스포츠 축구 평론가인 세르지오 에치고(78)는 "오늘 캐나다라면 같은 아시아의 한국, 호주,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를 부르는 게 낫겠다"면서 "서로 아시아 상위팀이고 자존심이 있으니까 더 진심으로 싸울 것"이라고 경기결과를 애써 무시했다.
무엇보다 세르지오는 "만약 월드컵에 같은 조에 든다면 매우 기뻐할 상대가 캐나다다. 8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나라와 실력을 시험해 봐야 할 것"이라고 오히려 질타를 가했다.
마지막으로 세르지오는 "일본은 1.5군으로 4-1 대승을 거뒀다.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자랑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월드컵에서 맛보면 된다. 그것 때문에 쓴맛 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르지오의 비판은 일본 대표팀의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불편한 평가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축구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미래를 그려가는 비판을 수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도 눈앞의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 우승도 좋지만 좀 더 멀리 바라보면서 발전하고 있는 일본 대표팀의 접근 방식이 필요할 때다. 그런 점에서 이번 베트남전은 결과보다 내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비록 약팀을 상대로 어떤 내용을 테스트하는 지에 따라 클린스만호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