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출시해 글로벌 기준 6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세븐나이츠’는 자타공인 넷마블의 대표 IP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세븐나이츠’ 를 기반으로 개발된 방치형 RPG로 ‘저용량’, ‘저사양’,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워 유저들이 원작 ‘세븐나이츠’의 숨겨진 이야기로 확장된 ‘세븐나이츠’의 세계관을 경험하면서, SD 컈릭터로 재탄생한 ‘세븐나이츠’의 영웅들을 수집,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셜계됐다.
넷마블의 노림수는 기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완성된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시키면서, 세븐나이츠 IP 파워를 제대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지난 달 6일 출시 2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8시간만에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이틀 뒤인 8일에는 8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1위, 10일 매출 2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양대마켓 최상위 차트에 진입하면서 대세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3분기 국내 상위 게임에도 다운로드 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뿐만 아니라 대만,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 순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태국에서는 지난달 11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8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리면서 저력을 확인했다.
그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장르로 평가받는 방치형 RPG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방치형 RPG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넷마블측의 설명.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초반 흥행 성과에 고무된 넷마블은 회사 내부 곳곳에 '세븐나이츠 키우기' 흥행을 자축하면서 오랜만에 나온 흥행 게임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OSEN은 ‘세븐나이츠 키우기’ 개발을 총괄한 넷마블넥서스 정성훈 총괄 PD를 지난 9월말 서울 구로 넷마블 본사에서 만나 ‘세븐나이츠 키우기’ 개발 뒷이야기와 정 총괄 PD가 가지고 있는 게임 개발자의 비전과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003년 기획 직무로 첫 게임 업계에 입문했던 정성훈 총괄 PD는 그동안 애니메이션 기획, 액션 게임 기획 등 다방면에서 경험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쌓아올려왔다. 네오위즈, 베스파를 거쳐 지난 2022년 넷마블넥서스 PD로 합류해 ‘세븐나이츠 키우기’ 개발을 진두지휘 했다.
서비스 한달이 넘는 현 시점에서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평가도 있지만, 세븐나이츠 IP에 대한 애착이 큰 유저들과 높은 완성도로 인해 긍정적 평가도 높은 편이다. 정 총괄은 소소하게 하루 20~30분만 즐기더라도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 개발 배경을 묻자 정 총괄은 “우선 만약 지금 시기에 다시 세븐나이츠를 만들어 서비스 한다면 ‘잘 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문을 열면서 “요즘 시대에는 전반적으로 콘텐츠 소모 속도 빨라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고, 고민 끝에 3가지 모델인 슬롯, 퍼즐, 방치형 키우기 중에서 선택하려고 했다”고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기획 과정을 회상했다.
방치형 RPG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퍼즐과 슬롯 장르 보다는 그래도 개발 노하우가 있는 RPG 장르의 개발력을 바탕으로 방치형 장르로 도전을 선택했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인 IP와, 안정적 서비스 기반을 바탕으로 개발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방치형 장르는 현 시점에서도 성장하는 분야라 가능성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는 개발 총괄답게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음을 풀어냈다. 우선 소과금 유저와 중과금 유저, 고과금 유저들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그 차이점에 맞게 각자의 비지니스 모델을 따로 설계했다는 설명을 했다. 세심한 설계로 소과금 유저로 불리는 라이트 유저의 숫자도 지켜내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인터뷰 내내 거듭 느낄 수 있었다.
정성훈 총괄은 20년전 자신이 게임업계에 입문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게임업계의 유연함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밝혔다. 정체되고 희망이 없는 시기에도 과감한 변화로 시장을 개척하던 사례들을 열거하면서 게임 업계의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강조했다.
“학부 시절 지인의 추천으로 발을 들인 이곳에서 어느덧 21년차가 됐다. 이제까지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게임 업계에 몸 담은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시간을 거쳐오면서 게임업계에서 세상의 트렌드에 맞춰서 잘 변화하고 있다는 것도 대다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모바일로 업계의 활로를 만든 사례도 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게임 업계에 장르가 붐을 타기 시작했던 초반에 들어와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한다. 당시 안정된 직군을 가야한다고 주변에서 말하기는 했지만, 도전을 통해 얻은 점이 더 많다.
정말 유저들이 하루에 30분~1시간을 하더라도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고 하고 싶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격렬하게 게임에 사랑에 빠져서 깊게 플레이한 다음에 헤어지는 게임 보다는 오랜기간 유저 옆에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