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셔틀런’에 이강인(22, PSG)과 김민재(27, 뮌헨)도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10월 평가 1차전을 치른다. 이후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베트남과 2차전을 갖는다.
벌써 3일째를 맞은 축구대표팀 훈련이다. 이날 사타구니 부상이 있는 손흥민만 실내에 남아서 사이클을 타고 마사지를 받으며 회복에 전념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오후 4시 팀 훈련에 모두 출석해 경쟁에 돌입했다.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풀 때만 해도 선수들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김민재와 황희찬은 나란히 앉아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이강인과 설영우 등 막내들도 장난을 쳤다. 최고참 김태환은 “막내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온 뒤부터 계속 웃고 다닌다. 덕분에 대표팀 분위기가 아주 밝다”고 반겼다.
24명의 선수들 중 무려 13명이 해외파다. 각기 다른 시차에서 온 이들은 단기간에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어떤 선수가 어떤 몸상태인지 객관적인 체크가 필요하다. 축구대표팀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선수들을 관리했다.
골키퍼 세 명과 손흥민을 제외한 20명의 선수들이 필드에 나란히 섰다. 이들은 20M 거리를 정해진 시간 안에 왕복하는 ‘셔틀런’을 받았다. 처음에는 쉬워보여도 프로선수들도 갈수록 혀를 내두른다는 공포의 훈련이다.
역시 축구대표팀 다웠다. 포지션을 막론하고 낙오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여유있게 결승점을 통과했다. 다만 횟수가 길어지면서 점점 선수들의 숨도 거칠어졌다. 어느새 등이 땀에 흠뻑 젖었다. 선수들은 25회 셔틀런을 마치고 걸으면서 회복력도 실험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셔틀런은 원래 낙오할 때까지 해야 되는데 경기를 앞두고 있어서 가볍게 한 것이다. 선수들이 다들 가슴에 센서가 달린 조끼를 차고 있다. 셔틀런을 하면서 심박수, 스피드, 활동량, 회복력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기록된다. 이를 바탕으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해 선발명단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육안으로 컨디션을 살폈던 과거와는 스포츠과학의 수준이 달라졌다. 선수들은 경기 중에도 센서를 착용해 총 몇 km의 거리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뛰었는지 측정받는다. 선수들의 위치정보도 실시간 전송되기에 전술도 훨씬 빠르게 짤 수 있다. 전반전 선수들의 잘못된 점을 바로 데이터로 짚어주면서 후반전에 전술을 수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