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31, 토트넘)을 취재하기 위해 베트남 기자들이 대거 몰려온다. 심지어 자국경기를 포기하고 온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10월 평가 1차전을 치른다. 이후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베트남과 2차전을 갖는다.
베트남에서는 아시아 최고수준의 한국과 A매치가 성사된 것에 대해 정말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월드클래스’ 손흥민과 직접 대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 축구가 최고인기스포츠인 베트남은 매주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생중계한다. 아시아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의 영웅이다.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2일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베트남과 평가전에 차출됐다. 31세의 토트넘 주장인 명실상부 아시아선수 역대최고의 선수다. 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을 넣으며 득점 2위다. 손흥민보다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8골의 엘링 홀란 뿐이다. 손흥민은 리버풀전에서 유럽무대 200호골을 넣었다”며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베트남대표팀은 10일 중국 다롄에서 중국대표팀과 붙어 0-2로 패했다. 이어 베트남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대결한다. 이후 한국으로 이동하는 베트남은 17일 수원에서 한국과 맞붙는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베트남 취재진 중 일부는 13일 자국대표팀의 경기취재를 포기하고 일찌감치 한국으로 넘어와 한국 대 튀니지전을 보겠다며 대한축구협회에 취재신청을 했다. 슈퍼스타 손흥민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베트남 기자들이 튀니지전까지 취재신청을 해서 우리도 깜짝 놀랐다. 국내언론사도 많은데 우리도 취재신청을 받아줘야 할지 고민이다. 온다고 하는데 막을 수도 없지 않나. 아마 손흥민 때문에 그런 모양”이라며 손흥민 스타파워를 실감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손흥민의 베트남전 출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FIFA 랭킹 95위 베트남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훈련상대로 너무 부족하다. 굳이 손흥민까지 나설 필요도 없는 상대다.
손흥민을 보고 흥분한 베트남 선수들이 자칫 ‘오버’했다가 부상이 나오면 한국만 엄청난 손실이다. 사실 손흥민이 뛰어봐야 이득 볼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경기다. 가뜩이나 사타구니 부상과 씨름하고 있는 손흥민이 베트남 팬들까지 챙겨야 할 여유는 없다.
클린스만은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않아 체력 부담이 덜할 것이다. 내가 대표팀에 올 때는 선수로서 특별한 순간이고 특권이라고 느꼈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난 모든 출전시간을 뛰고 싶었다. 나에게는 대표팀 가는 것이 휴가였다”며 손흥민의 휴식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9일 대표팀 합류 후 파주NFC에서 이틀 연속 단체훈련에서 빠지며 자전거로 몸을 풀었다. 사타구니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