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는 부상으로 쓰러졌고,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은 로테이션을 거부했다. 과연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는 언제쯤 쉬어갈 수 있을까.
김민재는 지난여름 뮌헨에 합류한 뒤 계속해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 8월 라이프치히와 독일 슈퍼컵을 시작으로 쉬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 경미한 부상으로 제외된 프로이센 뮌스터와 포칼컵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출전했다.
적응기따윈 없었다. 김민재는 곧바로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며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수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소화하며 7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을 받고 있는 김민재다.
비판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재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라이프치히 원정 무승부(2-2) 이후 쓴소리를 들었다.
투헬 감독은 "개개인의 엉성한 수비가 있었다"라며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라고 지적했고, 로타어 마테우스도 "(김민재는)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직격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곧바로 증명에 나섰다. 그는 코펜하겐전에 이어 프라이부르크전에서도 맹활약하며 비판에 응수했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김민재를 2경기 연속 '카이저(황제)'로 선정하며 극찬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후방에서 더 안정적인 존재였다. 그는 상황들을 안정적으로 정돈했다"라며 "김민재의 전진 패스가 특히 돋보였다"라고 강조했다.
그간 박한 평가를 내리던 '키커'도 김민재에게 평점 2점을 매기며 활약을 인정했다. 키커 평점은 1점이 최고점이고 5점이 최하점이다. 김민재는 키커 선정 분데스리가 7라운드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출전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민재는 이미 가벼운 부상으로 뮌스터전에 빠지기도 했다. 뮌헨은 리그뿐만 아니라 UCL과 포칼컵 등 여러 대회에 출전하기에 체력 안배는 더욱 필수다.
그러나 좀처럼 쉴 타이밍이 보이지 않는다. 안 그래도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파트너 우파메카노마저 쓰러졌다.
우파메카노는 9일 프라이부르크전 도중 후반 32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3~4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이제 뮌헨은 계속해서 주중 경기까지 치러야 하기에 더욱 걱정이 크다. 제대로 된 백업 수비수도 없기에 김민재가 휴식을 취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대표팀 일정까지 빼곡하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과 맞붙는다. 다음 달에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내년 1월엔 카타르로 이동해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김민재로서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바쁘게 오가야 하는 상황. 자연스레 대표팀에서라도 출전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대표팀에 올 때는 선수로서 특별한 순간이고 특권이라고 느꼈다. 조금 피곤하더라도 난 모든 출전시간을 뛰고 싶었다. 아주 동기부여가 된다. 나에게는 대표팀 가는 것이 휴가였다"라며 "김민재와 손흥민 모두 출전시간 감소를 원치 않을 것이다. 2-3일 쉬면 대표팀 경기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김민재의 2연전 풀타임 출전을 예고하는 말이었다. 그는 지난 9월 A매치에서도 웨일스전과 사우디아라비아전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수비수인 만큼, 클린스만 감독의 발언을 고려하며 이번에도 휴식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김민재는 클린스만호 합류를 마쳤다. 그는 프라이부르크전이 끝나자마자 비행기로 이동해 10일 오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김민재는 이날 오후부터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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