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주로 살진 않지만 아이러니하게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10월 평가 1차전을 치른다. 이후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베트남과 2차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9일 파주NFC에 소집돼 오후 4시 첫 훈련을 갖는다. 소집시간 오후 2시를 앞두고 이강인, 손흥민 등 선수들이 속속 도착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오기 전 오전에 취재진과 만나 기자간담회를 실시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까지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는 날 공식기자회견을 열었다. 보통 100명 가까운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렸고, 대표팀 선발에 대해 여러가지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이런 소통문화가 사라졌다. 클린스만이 해외에 거주할 때가 많았기 때문. 화상통화를 이용한 인터뷰도 있었지만 모든 기자들이 참여하지 못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별로 8명의 기자가 현장에서 질문을 했고, 나머지 언론사는 유튜브중계를 시청하는 형식이었다. 온라인 질문은 두 개를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즘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 킹세종의 날이죠? 한국어 알파벳을 만든 왕의 날이라고 알고 있다”고 깜짝 밝혔다. 취재진과 긴장감을 깨기 위한 가벼운 근황이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감독님이 한국어 공부를 하셔서 한글을 이제 좀 아신다. 긴급재난문자가 와도 (내용을) 알아듣는다”고 설명했다.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에 상주하며 K리그를 더 봐야 한다는 지적에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대표팀 감독은 세계축구를 더 봐야 한다는 논리다.
클린스만은 “내가 생각하는 대표팀 역할은 조금 다르다. 물론 내가 K리그 감독이었다면 한국에 계속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은 유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경기가 없을 때 챔스 경기도 봐야하고 유럽도 가야 한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 그는 “내 사무실은 노트북이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모두 부서가 있는 셈이다. 노트북만 있다면 일을 할 수 있다. 화상으로도 소통을 할 수 있다. 내가 어디에 있는 것보다 어떤 일을 하는지에 관심이 있다면 더 좋겠다. 내가 세계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를 봐달라. 나에게는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파를 중심으로 이미 아시안컵에 대한 기본 구상을 마쳤다. 그는 “국내파 몇%를 뽑겠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차두리 코치가 (K리그) 경기를 많이 봤다. 8-9명의 뼈대가 되는 (해외파) 선수들이 있다.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문은 열려 있다”며 K리그 선수의 깜짝 발탁에 대해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