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론에 시달리는 손흥민(31, 토트넘)과 김민재(27, 뮌헨)에 대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월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한 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연속 평가전을 펼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10월 A매치 2연전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기자회견은 없었고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국내에 있는지 파악조차 쉽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은 3일 오후 인천 대 카야의 ACL 예선이 개최된 인천전용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클린스만이 의지만 있었다면 2일 명단발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셈이다.
이번 명단에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9월 유럽 원정 주축 멤버 해외파들이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7일 루턴 타운전을 마치자마자 비행기에 올랐고 8일 오후 귀국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비롯해 설영우(울산현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KAA 헨트)도 8일 중국에서 귀국했고 9일 대표팀에 합류한다.
최근 손흥민은 사타구니 부상을 참고 뛰면서 토트넘에서도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에 선발로 출격했지만 팀이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 76분을 뛰고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은 100%가 아니다. 경기 전 손흥민과 이야기를 했는데 본인은 절박하게 (루턴 타운전을) 뛰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출전의지가 워낙 강하지만 감독이 풀타임 출전을 말릴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손흥민이 5일 토트넘 팀 훈련을 소화했지만 그 전까지는 훈련에서 빠진 상태였다.
손흥민은 지난 1일 리버풀전에서도 원톱으로 선발출격해 전반 36분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69분만 뛰고 솔로몬과 교체됐다. 아스날전 멀티골을 넣고 79분만 뛴 손흥민이 또 교체된 것이다. 그만큼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의 몸상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는 ‘클린스만에게 따로 손흥민의 출전시간에 대한 주의를 줬나?’라는 현지 기자의 질문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클린스만을 믿고 맡기겠다는 의미다.
‘철기둥’ 김민재도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뮌헨의 중앙수비는 김민재 없이는 상상도 못하는 상황이다.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부상과 부진이 겹쳐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다. 데 리흐트는 맨유 이적설도 터졌다. 센터백이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단 두 명만 남았다. 두 선수가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현재 뮌헨은 단 21명의 선수로 1군을 꾸리고 있다. 교체없이 매 경기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 환경은 김민재의 체력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뮌헨은 중요도가 낮은 뮌스터전에 전문 센터백 단 한 명도 없이 경기를 치렀다. 김민재는 가벼운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했다.
김민재가 1일 라이프치히전에서 부진하자 뮌헨 레전드 로타 마테우스까지 나서 “김민재는 아직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뮌헨의 불안요소다. 분데스리가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받지 못하는 김민재다. 분데스리가 12연패에 도전하는 뮌헨은 리그 5위까지 떨어져 더더욱 여유가 없다.
다행히 김민재가 4일 코펜하겐전에서 맹활약하자 비판여론은 쑥 들어갔다. 김민재는 9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풀타임을 뛴 후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오전 파주NFC에서 취재기자단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처럼 100명 이상의 취재진과 동시에 만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기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눠 간담회를 갖는다. 여기서 한국거주문제, 손흥민과 김민재 관리문제 등 해묵은 이슈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클린스만 감독이 안방에서 첫 승을 위해 손흥민과 김민재, 이강인 등을 무리하게 장시간 출전시킨다면 팬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 상대는 한 수 아래 베트남이 포함돼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갖는 평가전의 의미도 많이 퇴색됐다. 한국이 베트남 팬들을 위해 굳이 부상 위험이 있는 스타들을 오래 뛰게 할 필요는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