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첫 3연패' 황선홍호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일본전 선제실점을 본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8일 오후 6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날(7일) 황선홍호는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치러 정우영과 조영욱의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금메달을 획득했다.
‘새역사’를 쓴 황선홍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의 2연속 금메달 기운을 이어받아 3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아시안 게임에서 3연속 우승한 팀은 없었다. 앞서 대만(1954-1958년), 미얀마(1966-1970년), 이란(1998-2002년)이 아시안게임 축구 종목 2연패를 달성했지만 3연속 우승엔 실패했다.
쉽지만은 않았던 한일전이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내주며 휘청였다. 전반 2분 왼쪽 측면에서 사토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건네받은 시게미가 우치노에게 곧바로 패스, 문전에서 우치노가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27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황재원(대구FC)의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후반 11분 조영욱(FC서울)이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수비를 한 명 제치고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 한국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결승에서 일본을 누르고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귀국 인터뷰에서 황선홍 감독은 "(환대 분위기에) 적응이 잘 안 된다"고 운을 뗀 뒤 "매일 비난만 받다가 환영받으니 생소하다. 나쁘지 않다. 많이 환영받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이어 우승 소감으론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 코치진, 스탭들이 모두 한마음이었기에 준비한 것이 대회에서 나왔다. 또 팬 여러분께서 한국에서 성원을 보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대회 7경기 전승, 27골을 기록했다. 황선홍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쳤기에 가능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사람을 이용해서 축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어울림이 있는 축구가 좋은 축구라고 생각한다. 물론 2선 공격수 활약이 컸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4강 우즈베키스탄전이 고비였다고. 황선홍 감독은 "우리가 예선전 포함 8강전까지 모든 경기를 주도했는데 우즈베키스탄전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워낙 상대 스타일이 직선적이고 파워풀하기에 그 싸움에서 우리가 말리기도 했다. 그래서 다소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고비를 넘기니 우승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결승에서 2분만에 선제실점한 것도 돌아봤다. 황선홍 감독은 "아찔했다"며 솔직하게 말한 뒤 "하지만 심리적으로 우리 선수이 흔들리지 않으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경기장 안에서 백승호와 박진섭, 이런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줘서 우리 플레이를 빠르게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역전 시킬 수 있었다. 꼭 이 두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 다 열심히 했다"고 했다.
정우영이 8골을 넣고 대회 득점왕에 오른 것에 대해선 "솔직히 (정)우영이가 8골을 넣을지 몰랐다. 그런 놀라운 골결정력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앞으로 계속 그런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jinju21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