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FC서울 감독대행이 나란히 금메달을 딴 조영욱과 이한범을 향해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여줬다.
FC서울은 8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정규 라운드 최종전 33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서울은 승점 47점으로 5위, 전북은 승점 46점으로 7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90분이다. 파이널 A행 막차에 탑승할 주인공을 가리는 한판 승부이기 때문.
현재 파이널 A 합류를 확정한 팀은 선두 울산(승점 66)을 비롯해 포항(승점 58), 광주(승점 51), 대구(승점 48) 4팀이다. 남은 두 자리를 놓고 서울과 인천(이상 승점 47), 그리고 전북이 마지막까지 경합하고 있다.
서울이나 전북이나 승리가 절실하다. 먼저 서울은 홈 팬들 앞에서 비기기만 해도 파이널 A 진출이 확정 지을 수 있다. 패한다면 같은 시각 열리는 인천과 울산의 경기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진규 감독은 "선수들에게 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다만 저번 주에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으니 이번에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한마디 했다. 저번 주부터 '너희나 우리 스태프는 마음이 안 좋아도 다시 준비하고 준비했지만, 팬들은 울면서 4년을 기다렸다. 그 마음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번엔 그런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며 "명단도 조금 많이 바꿨다. 더 활발히 뛸 수 있는 선수들, 투지 있게 뛸 수 있는 선수들을 넣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 서울이지만, 희소식도 있다. 바로 김천 상무에 입대했던 조영욱이 조기 전역.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서울로 복귀하게 됐다. 조영욱은 7일 열린 일본과 결승전에서 귀중한 역전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대행은 조영욱 이야기나 나오자마자 미소를 짓더니 "연락이 왔다. 내가 아침에 축하한다고 연락했는데 답이 왔더라. 내가 먼저 했다. 이제 올 선수니까 잘해줘야 한다. 왔는데 또 이상한 짓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영욱 활용 계획(?)도 공개했다. 김 감독대행은 "돌아오면 B팀으로 보낼 생각이다. 작년에 소주 사주면서까지 남았다가 내년에 우승하고 가라고 꼬셨는데 안 들었다. 결국 상무로 가서 1년 동안 고생했다. 그래서 오면 B팀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협상도 끝냈다. 기간은 화 풀릴 때까지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대행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내가 작년에 안 보내려고 공을 많이 들였던 선수다. 결승전 초반만 해도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영욱이가 골까지 넣었다. 국민들도 본인도 행복했겠지만, 나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오면 공격수들이 너무 많아서 명단 짜기도 힘들다. 그래서 B팀 보내기로 약속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이한범 이름이 나오자 표정이 달라졌다. 김 감독대행은 "(이한범은) 영욱이하고 좀 다르다. 영욱이는 작년에 마음고생을 시켰고, 한범이는 끝까지 많이 도와주다 갔다. 항상 고마운 친구"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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