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한국 스포츠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이기흥 회장은 8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한 호텔의 대한체육회 스포츠 외교라운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 회견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너무 안주하지 않았나 싶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투기 종목에서 굉장히 저조했는데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E-스포츠, 브레이크 댄스, 스케이트 보드 등 젊은 세대들의 스포츠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국제 업무를 강화해 해외의 좋은 사례를 조사하고 전문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현재 상황에 안주하면 회복하는데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여자 농구 등 일부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등 평화 무드가 조성됐으나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의 영향 탓인지 냉랭한 기류가 흘렀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이 호칭을 놓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여자 축구 남북 대결을 중계하면서 한국 대신 괴뢰라고 표기했다.
이기흥 회장은 “(남북 관계가) 경색된 건 사실이다. 서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말한대로 유도, 레슬링 등 효자 종목으로 불렸던 일부 종목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요즘 선수들은 체력 훈련을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강제적으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조금 심해지면 인권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기흥 회장은 또 “옛날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인구 감소세로 선수 수급이 어려운 가운데 분명히 다시 조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기흥 회장은 “파리 올림픽이 정말 얼마 안 남았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전략을 수립할지 고민하겠다.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에 들어오기 전에 해병대 극기 훈련을 받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김우민(수영)과 임시현(양궁)을 우리나라 남녀 MVP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체육회 차원에서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아시안게임 MVP를 선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취재 기자단 투표를 통해 김우민, 임시현이 남녀 최고 선수로 뽑혔다.
배트민턴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투혼상을 받았고 탁구 신유빈은 성취상을 수상했다. 스케이트보드 문강호와 수영 이은지가 격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