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하다."
한국전에 나섰지만 패배를 바라만 봐야 했던 최전방 자원 우치노 고타로(19)가 경기 후 전한 말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치러 정우영과 조영욱의 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금메달을 획득했다.
‘새역사’를 쓴 황선홍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의 2연속 금메달 기운을 이어받아 3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아시안 게임에서 3연속 우승한 팀은 없었다. 앞서 대만(1954-1958년), 미얀마(1966-1970년), 이란(1998-2002년)이 아시안게임 축구 종목 2연패를 달성했지만 3연속 우승엔 실패했다.
한국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2분 왼쪽 측면에서 사토가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건네받은 시게미가 우치노에게 곧바로 패스, 문전에서 우치노가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7분 한국이 동점을 만들었다. 정우영의 머리가 빛났다. 백승호가 먼저 일본의 오른쪽 측면을 개인기로 흔들었다. 이후 황재원에게 공을 내줬고, 그대로 문전으로 크로스가 올라갔다. 이를 정우영이 상대 선수 한 명을 달고 있었지만 공중볼 싸움에서 이기며 헤더 슈팅을 시도, 공은 그대로 일본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은 후반 11분 역전을 일궈냈다. 황재원이 저돌적인 돌파로 공을 일본 박스로 몰고 들어왔다. 이후 왼쪽으로 짧은 패스를 건넸다. 정우영이 받아 슈팅을 날리고자 했지만 무게 중심을 살짝 잃어 앞에 있던 조영욱에게 공을 내줬다. 조영욱은 침착했다. 상대 선수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낮고 빠른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1골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일본은 2대회 연속에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 때 한국과 일본은 전후반을 0-0으로 마친 뒤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수원FC)의 선제골과 연장 전반 11분 황희찬(울버햄튼)의 추가골이 터져 한국은 연장 후반 10분 한 골을 만회한 일본을 꺾고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2014년 인천 대회 땐 일본을 8강에서 만나 1-0으로 이기기도 했다.
일본은 한국에 또 막힌 것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키사카’는 “지난번 대회에 이어 일본이 또 한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며 고개를 떨궜다.
‘게키사카’에 따르면 이날 선제골을 넣었던 우치노는 “한 골 더 넣지 못하고 져 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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