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작별 인사의 시간이다. 해리 케인(30, 바이에른 뮌헨)이 다시 토트넘 홋스퍼 훈련장을 찾는다. 하지만 영혼의 파트너였던 손흥민(31)과 재회는 불투명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토트넘 훈련장으로 돌아왕 전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그는 1억 2000만 파운드(약 1981억 원)의 이적료로 뮌헨에 합류한 뒤 인사를 하지 못했었다"라고 보도했다.
케인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10년 넘게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나 '독일 챔피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는 11살에 토트넘 유스팀에 합류한 뒤 435경기에서 280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전설이다. 하지만 이젠 뮌헨의 등번호 9번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당시 케인은 토트넘 팬들에게 영상으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가 먼저 토트넘에서 떠난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솔직히 지금 매우 감정적인 상태고, 팀을 떠나서 매우 슬프다. 난 토트넘에서 거의 20년을 보냈고, 11살 소년에서 30살이 됐다. 좋았던 순간도 정말 많았고, 특별한 기억도 있다. 소중하게 영원히 간직하겠다"라고 전했다.
케인은 오랫동안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직접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토트넘과 뮌헨 간 협상이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에 두고 급물살을 탔기 때문.
토트넘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른 팀 선수가 되는 케인이 팀 훈련에 참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부상 우려도 배제할 수 없었다.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과 뮌헨은 8월 10일 케인의 이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다음 날 아침 케인은 마지막으로 동료들과 훈련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미 뮌헨과 계약이 체결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 이적을 망칠 수 있는 부상 위험도 훈련 불참 결정에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케인은 8년 동안 호흡을 맞춘 손흥민을 비롯해 에릭 다이어, 위고 요리스 등 오랜 동료들에게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사를 남겼다. 그는 "모든 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또 나의 코치들, 모든 감독, 스태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감사하는 마음"이라며 "난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라고 느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님과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 난 이제 팬으로서 지켜보겠다. 팀이 정말 성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랬던 케인이 토트넘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으로서 토트넘 훈련장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데일리 메일은 "잉글랜드 대표팀은 다가오는 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 경기를 앞두고 엔필드에 있는 토트넘 훈련장에서 훈련한다. 케인도 여기에 참가한다. 그는 전 동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구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오는 14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친선경기를 치른 뒤 18일엔 이탈리아와 만난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호주전이 끝나면 현지 시각으로 토요일(14일)부터 토트넘 훈련장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손흥민과 만남은 불투명하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역시 A매치 출전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 한국은 이번 10월 A매치에서 튀니지와 베트남을 초청해 2연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7일 오후 8시 30분 루턴 타운전을 치른 뒤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13일에 튀니지와 첫 경기를 치르는 만큼, 빠르게 국내로 돌아와 시차 적응에 나서야 하기 때문. 케인이 9일 0시 30분 프라이부르크전을 마치고 빠르게 잉글랜드로 이동한다고 해도 직접 만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지난 8시즌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위험한 듀오로 군림했다. '손케듀오'는 리그에서만 47골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 듀오를 가볍게 따돌리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기록도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이 23골 24도움으로 딱 절반씩이다. 하지만 케인이 뮌헨으로 떠나면서 진행형이던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편 손흥민뿐만 아니라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이브 비수마 등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도 케인과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 메일은 "A매치 휴식기이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각자 대표팀에 합류하고자 출국할 예정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1군 스태프도 엔필드 훈련장에 모일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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