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스타가 발굴된다. 한국양궁이 세계정상을 지키는 이유다.
임시현(20, 한국체대)은 7일 오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개인 결승전’에서 동료 안산(22, 광주여대)을 세트포인트 6-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무려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안산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은메달을 추가했다.
'도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안산 대 '떠오르는 막내' 임시현의 대결이었다. 안산은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은 물론 혼성전까지 휩쓸며 3관왕을 차지했다. 단발머리에 무표정한 얼굴로 냉정한 승부를 펼친 안산은 양궁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양궁은 스타가 끊이지 않고 발굴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살 어린 임시현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아이돌 뺨치는 예쁜 외모의 임시현은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데 결정적 활약으로 2관왕에 올랐다. 안산도 “임시현이 시원시원하게 쏜다”며 막내의 활약을 칭찬했다.
친한 동료사이지만 금메달을 두고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안산은 1세트서 8점을 쏘며 흔들렸다. 임시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29점을 쏴서 2점을 먼저 땄다.
안산은 2세트서도 8점을 두 번이나 쏘면서 26점으로 완전히 경기를 내줬다. 임시현은 10점을 두 번 쏘며 역시 29점을 쐈다. 메달의 색깔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임시현은 3세트서 29점을 쏘면서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 부담감을 내려놓은 안산도 마지막 발 10점을 쏘면서 대회를 마쳤다. 승리가 확정되자 임시현은 그제야 활짝 웃었다. 동료이자 올림픽 챔피언과 겨룬다는 부담감에서 그제야 벗어날 수 있었다.
임시현과 안산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다.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안산도 임시현과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 못했다. 그만큼 한국양궁의 저변이 깊고 잘하는 선수가 너무나 많다.
한국선수들이 금은을 나눠가진 것도 대견하지만 끊임없이 스타가 나오는 한국양궁의 환경이 더 흐뭇함을 자아내는 결승전이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