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손흥민(31, 토트넘)이 또 부상을 참고 뛰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리버풀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 홈경기서 손흥민의 선제골이 터져 2-1 승리를 거뒀다. 토트넘은 승점 17(5승 2무)로 리버풀(승점 16)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원톱으로 선발출격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리그 6호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69분만 뛰고 솔로몬과 교체됐다. 아스날전 멀티골을 넣고 79분만 뛴 손흥민이 또 교체된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영국매체 ‘풋볼런던’은 6일 “손흥민이 23-24시즌 첫 한 달을 사타구니 부상과 씨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사타구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출전시간을 조절해준 것이다. 손흥민은 7일 루턴 타운전 정상출전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부상을 참고 뛰면서도 골을 넣었다. 그런 손흥민을 배려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조기에 그를 교체하며 컨디션 조절을 해준 것이다. 승부욕과 책임감이 강한 손흥민은 7일 루턴 타운전도 뛰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은 100%가 아니다. 어제 손흥민과 이야기를 했는데 본인은 절박하게 뛰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손흥민의 출전의지가 강하지만 감독이 말릴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로 보인다. 손흥민이 5일 토트넘 팀 훈련을 소화했지만 풀타임 출전은 무리인 상황이다.
그나마 토트넘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 몸상태에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이 (리버풀전)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하더라. 절대로 90분을 다 뛸 수 없었다. 손흥민에게 60분 정도 뛰게 할 생각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뛰면서 압박까지 가담했다. 골까지 넣으면서 훌륭한 주장의 노력을 다했다”며 제자의 리버풀전 투혼에 감동했다.
손흥민은 5일 토트넘의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손흥민의 경기출전 의지가 워낙 강해 일단 7일 루턴 타운전은 출전이 유력하다. 다만 손흥민이 무리할 경우 부상이 깊어질 수 있다. 토트넘은 이른 교체로 그의 출전시간 부담을 줄여줄 전망이다. 토트넘은 마노르 솔로몬과 이반 페리시치, 브레넌 존슨이 다 부상이라 손흥민이 편하게 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의 부상은 한국대표팀에게도 초비상이다. 과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의 의존도를 줄이고 그의 몸관리를 해줄 것인지 의문이다. 클린스만은 취임부터 일관적으로 손흥민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K리그는 보지 않는 클린스만도 미국에서 토트넘 경기를 꼭 챙겨보면서 ESPN 패널로 논평까지 빠뜨리지 않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월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한 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연속 평가전을 펼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에도 주장 손흥민을 당연히 소집했다.
손흥민의 기량과 존재감은 대체불가다. 다만 잦은 장거리 이동을 하는 손흥민의 부상과 혹사논란이 여전히 제기된다. 특히 위험부담이 큰 베트남전에서 굳이 손흥민이 다 뛰어야 하는지 국내여론도 좋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튀니지전과 베트남전에 손흥민 없는 상황을 가정해 ‘플랜B’를 가동하는 실험을 해야 한다. 손흥민이 선발로 나오더라도 이른 교체를 해주고 대체선수 누구를 어떻게 쓸지 다양한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만약 클린스만이 ‘안방에서 첫 승’이라는 의미 없는 성과를 위해 손흥민을 무리하게 풀타임 출전시킨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클린스만이 진정 손흥민을 위한다면 포스테코글루처럼 철저히 관리를 해줘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