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그친 한국여자배구가 북한에 역전승을 거두며 체면치레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교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E조 8강 조별리그 북한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9-25, 25-21, 25-9, 25-20) 역전승을 거뒀다. 강소휘가 24득점, 표승주가 12득점, 이선우가 11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예선 베트남전 풀세트 패배로 1패를 안고 올라온 한국은 전날(4일) 중국에 셧아웃 완패를 당해 이날 북한전과 관계없이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로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이날 2017년 9월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3-0 승리) 이후 6년 만에 만난 북한전 승리로 자존심을 지키며 5~8위 결정전을 준비한다.
현지 시간으로 전날 오후 7시 경기를 치른 뒤 24시간도 못 쉬고 이날 오후 2시30분 코트에 들어산 한국 선수들은 피로감이 있는지 1세트에 움직임이 굼떴다. 북한에 서브 에이스 3개를 허용하는 등 1세트 중반부터 끌려다니면서 19-25로 기선제압을 당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전열을 가다듬었다. 리시브가 안정을 찾으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11-11에서 이주아, 정호영의 득점과 상대 범실로 달아났다. 강소휘와 표승주가 2세트에 각각 5득점, 4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세터 김다인이 서브 에이스로 2세트를 끝냈다.
여세를 몰아 3세트에도 한국은 25-9로 북한을 압도했다. 시작부터 4점을 연달아 내더니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강소휘가 7득점을 폭발했고, 이선우도 6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미들 블로커 정호영도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4득점으로 높이를 발휘했다.
4세트는 중반까지 접전이었다. 세트 초반 교체 투입된 이다현이 이동 공격에 이어 속공 득점과 서브 에이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이다현의 득점으로 20점을 선점한 뒤 박정아의 오픈 공격으로 승기를 잡은 한국이 4세트도 25-20으로 잡고 역전승을 완성했다.
E조 3위로 마친 한국은 F조 4위 카자흐스탄과 6일 5~8위 순위 결정전을 갖는다. 여기서 카자흐스탄을 이기면 7일 북한-대만 승자와 5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