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돌아왔다. 그가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양 팀을 통틀어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뮌헨은 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FC 코펜하겐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뮌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4-3)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6점(2승)으로 조 선두를 달렸다. 동시에 UCL 조별리그 36경기 무패 행진 기록(33승 3무)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이날도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진을 꾸렸다. 뮌헨은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 킹슬리 코망-자말 무시알라-리로이 자네, 요주아 키미히-콘라트 라이머,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는 최근 독일 현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이저(황제)'로 뽑히거나 토마스 투헬 감독의 극찬을 들었지만, 지난 1일 라이프치히전 2-2 무승부 이후 쓴소리를 들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개개인의 엉성한 수비가 있었다"라며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그를 지키지 않고 뛰쳐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독일과 뮌헨 레전드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더 직설적인 지적을 내놨다. 그는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라며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자신을 직접 데려온 감독과 구단 전설의 혹평이 이어지는 상황. 그럼에도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수비를 책임졌다. 둘은 중앙선 너머까지 올라가 팀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고, 때로는 직접 공을 몰고 미드필더보다 높이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김민재는 전반 4분 모하메드 율류누시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달라붙어 슈팅 각도를 잘 좁혔고, 다행히 실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로는 김민재의 활약이 이어졌다. 뮌헨 수비는 미드필더진 보호도 부족한 만큼 상대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서로의 공간을 메워주며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김민재는 몇 차례나 전진 패스를 끊어내며 집중력을 자랑했다.
백미는 후반 7분 나온 차단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박스 안에서 한발 빠른 예측으로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끊어냈고, 측면으로 달려가 크로스까지 완벽히 막아냈다. 원맨쇼를 펼친 김민재는 동료들을 바라보고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공격에서도 김민재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그는 측면으로 열어주는 롱패스를 뿌리며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트피스에서도 우월한 제공권으로 머리에 공을 맞히며 공격을 돕기도 했다. 김민재의 발끝에서 나오는 반대 전환 패스는 답답한 뮌헨 공격의 활로가 되곤 했다.
평점 1위 역시 김민재의 몫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평점 7.7점을 부여했다. 이는 뮌헨뿐만 아니라 양 팀 출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다.
이날 김민재는 90분간 볼 터치 115회, 패스 성공률 92%(91/99), 롱패스 성공 8회(12회 시도), 기회 창출 1회, 공중볼 경합 승률 71%(5/7), 걷어내기 5회, 가로채기 3회, 최종 태클 1회, 리커버리 11회를 기록했다. 걷어내기와 리커버리, 가로채기, 롱패스 성공 횟수 모두 최다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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