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과 그라운드에서 맞붙었던 티무르 카파제(42)가 이번엔 황선홍(55) 감독과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4일 오후 9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4강 우즈베키스탄과 맞대결을 펼친다.
'홈팀' 중국의 기세를 완벽히 꺾으며 2-0으로 승리, 4강에 오른 한국은 금메달까지 가는 여정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는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우즈베키스탄은 1일 한국과 중국 경기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1로 승리해 준결승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령탑 티무르 카파제 감독은 한국과 연이 깊은 감독이다. 지난 2011년 대한민국 K리그의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 카파제는 K리그 30경기에 출전해 5골 5도움을 기록하고 2012년 알 샤르자 SC로 떠났다.
이후 카파제는 손흥민과 맞대결을 펼쳤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카파제는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선수로 뛰었다. 이 경기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카파제는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8강에서 다시 한국과 맞붙었다. 당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정규시간 90분 내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연장전으로 돌입한 뒤 손흥민의 연이어 터진 멀티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당시 등 번호 18번을 달고 활약했던 미드필더 카파제는 교체로 투입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있을 카파제. 이번 상대는 황선홍 감독이다.
사실 카파제는 황선홍 감독과 이미 한 차례 '지략 대결'을 펼쳤다. 바로 지난해 9월이다. 당시 카파제 감독이 이끌었던 우즈베키스탄 U-21 대표팀은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황선홍호와 맞붙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선제골은 우즈베키스탄의 몫이었다. 후반 5분 루슬란 이야노프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낮고 빠른 크로스를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뒷공간이 완전히 허문 뒤 골을 뽑아낸 이야노프다.
한국은 후반 막판 겨우 균형을 맞췄다. 후반 34분 조현택이 오른쪽 박스 모서리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키커로 나서서 기가 막힌 원더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종료.
당시 경기는 거친 몸싸움으로 양 팀 선수들의 접촉이 많았던 경기다. 카파제 감독은 당시 "'오늘 경기가 거칠게 이루어질 수 있다. 몸싸움이 나올 수 있다'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앞서 비공식 경기에서도 이런 거친 장면들이 나왔다. 그래서 이날 거친 경기 양상이 예상됐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카파제 감독은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를 마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매우 좋고 강한 팀이며 우린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이전 경기도 분석한다. 우리에겐 경기를 보고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 두 팀 모두에 행운을 빈다. 더 강한 팀이 다음 라운드에서 우리와 겨루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번에는 카파제를 무너뜨리고 결승전으로 향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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