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3점슛 퍼주고 中높이 밀리고’ 아시아 3류로 전락한 韓농구…17년 만에 AG 노메달 굴욕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10.03 14: 53

한국농구가 아시아 3류로 추락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3일 오후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전’에서 중국에 70-84로 패했다. 5-8위 순위결정전으로 밀린 한국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5위 ‘도하 참사’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3군이 나온 일본에게 3점슛 17개를 허용하며 77-83으로 패해 메달 획득이 꼬였다. 12강전으로 밀린 한국은 오후 9시 경기서 바레인을 88-73으로 이겼다. 만만치 않은 상대 바레인을 상대로 한국은 체력을 많이 소진했다. 14시간도 채 쉬지 못한 한국은 다음날 오후 1시 중국을 상대했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나온 한국 선수들은 중국전 발이 무거웠다. 한국은 가뜩이나 중국에게 신장에서 크게 밀리는데 컨디션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보다 10cm 큰 중국선수와 싸웠다. 과거와 달리 중국 선수들은 신장이 크다고 슛이 없거나 느리지도 않았다. 2m가 넘는 선수들이 빠르게 속공까지 가담해 한국을 압박했다.
한국은 2쿼터 초반 13-27로 일찌감치 뒤졌다. 중국 장신포워드들의 공격리바운드와 3점슛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95cm인 양홍석도 208cm 장젠린과 매치업되니 작아 보였다. 장젠린은 그 키에 스텝백 3점슛까지 구사했다. 195cm인 이우석도 대놓고 블록슛을 당했다.
2쿼터 후반까지 한국의 야투율은 27%에 불과했다. 천하의 라건아도 210cm 센터가 막으니 골밑슛 확률이 극히 떨어졌다. 2쿼터 막판 연속 속공을 허용한 한국이 20-43로 23점을 뒤졌다. 사실상 승기를 놓친 순간이었다. 추일승 감독이 그제야 작전시간을 불렀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전성현과 허훈을 활용한 3점슛은 제대로 쏴보지도 못했다.
전반전 한국의 3점슛 성공은 단 2개, 17%에 그쳤다. 반면 중국에게는 3점슛 50%를 줬다. 평가전부터 지적 받은 허술한 외곽수비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전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이 더 큰데 속공도 더 빨랐다. 전성현의 3점슛으로 저항한 한국은 다시 20점이 벌어졌다. 바레인전 아꼈던 허훈은 신장을 의식해 제대로 투입해보지도 못했다. 대학생 문정현은 로테이션 제외였다. 뽑아온 의미가 없었다.
반전이나 변칙작전도 없었다. 한국은 승부수 한번 걸어보지 못하고 순한 양처럼 그대로 패배를 인정했다. 20점을 지는 한국이 빠른 공격을 망설이고 지공을 했다. 양홍석과 변준형이 분전했지만 무리였다.
‘항저우 참사’는 국제농구 흐름을 전혀 따라가지 못한 한국농구 구식 시스템의 패배다. 한국은 일본 3군을 맞아 ‘투빅’을 앞세운 정통농구를 구사했다. 빅맨이 외곽수비에 구멍을 내는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했다. 일본이 초반부터 거침없이 3점슛을 성공했지만 수비교정은 없었다. 스피드와 활동량, 개인기, 전술에서 모두 한국이 밀렸다. 결국 한국은 3점슛 17개를 맞고 일본 3군에게 졌다.
반대로 중국전은 한국이 높이로 맞불을 놨지만 역부족이었다. 문성곤, 송교창, 이현중, 여준석, 최준용 등 장신 자원이 대거 빠져 추일승 감독이 원하는 포워드농구를 구사하지 못한 면도 분명 있다. 김종규와 하윤기가 선전했지만 포워드에서 크게 밀렸다. 믿었던 라건아도 노쇠화로 더 이상 아시아권에서도 위력이 없었다.
패배도 패배지만 한국은 끝까지 상대를 이기려는 승부욕도 부족했다. 한국농구 구식 전술은 세계농구와 더욱 동떨어졌다. 팬들이 노메달이란 결과보다 더욱 참담함을 느끼고 실망한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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