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방심으로 금메달과 군면제 혜택이 날아갔다.
최인호(22, 논산시청), 최광호(30, 대구시청), 정철원(27, 안동시청)으로 이뤄진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대표팀은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서 0.01초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
정철원은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금메달을 확신하며 두 팔을 뻗는 만세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사이 대만 선수가 왼발을 끝까지 뻗어 불과 0.01초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대만이 4분05초692로 극적인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4분05초702를 기록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을 확신하며 태극기를 들고 계속 세리머니를 했던 정철원은 전광판에 찍힌 0.01로 차이를 뒤늦게 확인하고 좌절했다. 그간의 노력이 한순간의 방심으로 무너졌다는 생각에 정철원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한국대표팀은 공식으로 항의하며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결승선 통과사진에서 대만 선수의 쭉 뻗은 왼발이 먼저 들어오는 장면이 선명하게 찍혔다. 차이는 불과 2-3cm였다.
정철원이 운 이유는 또 있다. 동료에게 미안해서다. 한국이 금메달을 땄다면 정철원과 최인호가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철원의 실수로 무산됐다. 다음 기회는 없다. 롤러스케이트는 다음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에서 퇴출된다.
울면서 믹스트존을 통과했던 정철원은 시상식 후 다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내 실수가 너무 크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동료들은 정철원을 위로했다. / jasonseo3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