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도 사람이다. 빡빡한 스케줄과 엄청난 경쟁 속에서 김민재도 힘들어하고 있다.
뮌헨은 지난 1일 독일 라이프치히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라이프치히와 2-2로 비겼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준 뮌헨은 후반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과 리로이 자네의 골로 비겼다. 뮌헨은 승점 14점(4승 2무)으로 3위가 되면서 당연시되는 분데스리가 우승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공교롭게 김민재가 뮌헨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지만, 라이프치히 공격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했다. 가벼운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는 이전만큼 단단함을 자랑하진 못했다.
경기 후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그를 지키지 않고 뛰쳐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이라 지적했다. 시즌 초반 김민재를 극찬하며 달달했던 분위기와는 정반대 분위기였다.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비슷하다. 뮌헨의 전설 로타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인'이다. 김민재는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뮌헨은 긴급처방에 나섰다. FA자격인 수비수 제롬 보아텡(35) 복귀도 추진하고 있다. 마티아스 데 리흐트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진 상황에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콤비마저 부진하자 긴급수혈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다소 가혹하게 보일 수 있다. 김민재는 한국대표팀과 뮌헨을 오가며 모든 소속팀에서 핵심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더구나 새롭게 독일무대에 진출해 분데스리가에 적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주전수비수를 꿰찬 김민재는 거의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달 27일 가벼운 종아리 부상으로 뮌스터와 포칼 원정경기에 불참했다. 그는 뮌헨 입단 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핵심수비수로 뛰었다. 그만큼 팀내에서 입지가 단단했지만 최근의 부진으로 이마저 다소 흔들리고 있다. 모든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뮌헨은 김민재 사정을 봐줄 여유가 없다.
김민재는 앞으로도 쉴 틈이 없다. 뮌헨은 4일 코펜하겐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덴마크 원정을 치르고 9일 프라이부르크와 홈경기를 뛴다. 이후 김민재는 귀국해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월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상대한 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친선전을 펼친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친선전에 나설 대표팀 24인 명단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클린스만 감독의 코멘트는 여전히 없었다. 대표팀 선수들은 9일 파주NFC에 소집될 예정이다.
이번 명단에 9월 유럽 원정에 소집된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튼), 조규성(미트윌란) 등 주축 멤버들이 그대로 포함됐다.
결국 김민재는 일말의 휴식없이 패배와 부진이 절대 용납되지 않는 뮌헨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한국대표팀에서도 김민재가 없는 수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외부에서 보는 김민재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김민재는 엄청난 중압감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