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홍콩에 충격패를 당한 이란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감독도 모르는 사이 주전 3명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1일 중국 항저우의 상청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홍콩에 0-1로 패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회 우승 경험을 지닌 이란이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이란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도 4강에 올랐다.
하지만 2014년 인천 대회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는 16강서 한국에 패한 바 있다. 이번 대회서 다시 명예 회복에 나서겠다는 각오였으나 '복병' 홍콩에 당해 짐을 싸야 했다.
그런데 이란이 예상 밖의 졸전 끝에 탈락한 배경 중 하나가 내부 소통의 갈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란이 홍콩에 패할 것이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2승 1무를 거둔 이란은 16강에서 태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한 상태였다. 그에 반해 홍콩은 조별리그 시작도 전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 대회 전 불참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홍콩은 나머지 한 팀인 우즈베키스탄과 2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16강에서 팔레스타인을 1-0으로 이겼으나 이란까지 꺾을 줄은 몰랐다.
2일 중국 '즈보바'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에서는 태국과 16강전이 끝난 직후 페르세폴리스 소속 주전 3명이 귀국해 버리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모함마드 옴리, 야신 살마니 등이 태국전 직후 돌연 항저우를 떠나 카타르 도하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페르세폴리스는 오는 3일 카타르 도하에서 알 두하일과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선다. 페르세폴리는 앞서 열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와 1차전에서 패해 조 4위에 올라 있다.
이를 위해 페르세폴리스가 소속팀 선수 3명을 소집한 것이다. 문제는 레자 에나야티 이란 감독이 이 사실을 몰랐다는 사실이다. 에나야티 감독은 이들 3명이 사라진 것을 다음날 훈련 때가 돼서야 알았다고.
알고보니 메흐드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이 페르세폴리스에 이들 3명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에나야티 감독은 언론을 통해 협회에 항의했으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돼버렸다. 결국 이란은 이런 뒤숭숭한 가운데 홍콩전을 치른 셈이다.
한편 중국을 꺾은 한국은 오는 4일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을 누른 홍콩은 일본과 준결승 맞대결을 통해 결승진출을 타진한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