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홈관중들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났다.
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20분 터진 황현석의 프리킥 선제골, 35분 들어간 송민규의 추가 골로 2-0 완승했다.
특히 전반 20분 홍현석의 프리킥은 5만 중국 관중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홍현석은 그들 앞에서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며 '쉿'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진풍경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전반전이 끝나기 전인 35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받은 송민규가 한 골을 추가, 그는 양 손을 귀옆에 갖다대며 관중석을 향해 '더 소리쳐보라'라는 도발의 의미가 담긴 세리머니를 보였다.
이들은 후반전에도 경기력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예 짐을 싸서 들고 일어났다. 후반 40분 경 하나 둘씩 등을 돌려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남은 관중들의 '오!'하는 소리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본 관중도 있지만, 한국이 아쉬운 찬스를 놓쳐 나온 탄식이라는 것을 눈치 챈 뒤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팬들만 먼저 떠난 것이 아니다. 기자석에 가득 들어선 취재기자들 역시 경기 종료 전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 이들은 깊은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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