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리장성'을 훌쩍 뛰어넘고 3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1일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중국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18분 황재원이 얻어낸 프리킥을 홍현석이 환상적인 왼발로 꽂아 넣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전반 35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조영욱이 올린 크로스를 송민규가 깔끔하게 득점으로 연결,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골은 2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기량 차는 현격했다. 2-0으로 앞선 전반 추가시간 백승호가 후방으로 골을 돌리는 과정에서 내준 역습 때 골대를 맞힌 장면을 제외하면 중국은 내내 뒤로 물러나 있었다.
일방적으로 중국을 응원하던 경기장의 5만 관중들이었지만 홍현석과 송민규의 연속골에 조용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소수였던 한국 응원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중국 매체들도 한국과 중국의 실력 차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북경청년보'는 경기 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남자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한국과 만나 여전히 패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1999년생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이번 대표팀이 임무를 마쳤다"면서 "경기 내용과 결과는 중국과 한국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현실을 팬들에게 보여줬다"고 씁쓸해했다.
이어 "두 번째 골이 터진 뒤에 중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정신적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반 내내 중국은 엄밀한 슈팅조차 완성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또 "중국은 전세를 뒤집을 특별한 힘이 없었다. 두 골 차 리드를 잡은 한국은 좋은 개인 기량을 살려 마지막 30분 동안 스스로 상황을 확고하게 장악했다"면서 "1978년 방콕 대회부터 한국과 4차례 맞붙어 4연패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과 한국 축구의 격차는 아시안게임 수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지난 10여 년간 중국 축구의 인재 공급이 악화된 상황에서 그런 큰 격차는 분명 몇 명의 나이가 많은 외국인들을 영입해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경청년보'는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어 현재 중국 남자 A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은 자신의 제자들이 상대 팀에 완패하는 전 과정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4년 가까이 팀을 이끌어 온 그에게 이런 결말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라고 돌아왔다.
계속해서 "더욱 잔혹한 현실은 한 달여 후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첫 홈경기에서 중국이 한국팀과 맞붙게 된다는 점"이라면서 "한국은 최고 선수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한국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이의 격차보다 A대표팀의 전력 격차는 확실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신화통신' 역시 "중국은 최선을 다했지만 실력 차이가 확연해 0-로 패하며 아시안게임 여정을 마무리했다"고 했고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중국은 6회 연속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했다"면서 "중국이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1998년 대회 동메달이 마지막"이라고 돌아봤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