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PSG)의 슈퍼테크닉을 눈앞에서 본 중국팬들은 본분을 잊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홍현석의 선제골과 송민규의 추가골이 터져 홈팀 중국에 2-0 쾌승을 거뒀다. 한국은 또 다른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4일 4강에서 격돌한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을 벤치로 돌리고 조영욱,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을 선봉에 세웠다. 전략은 적중했다. 전반 18분 홍현석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어 전반 32분 송민규의 추가골이 터졌다. 한국이 2-0 완승을 이끌어냈다.
조기에 두 골이 터지면서 황선홍 감독은 경기운영에 여유를 되찾았다. 황 감독은 후반 19분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을 빼고 정우영, 이강인, 엄원상을 동시에 투입했다. 한국은 승리라는 결과와 운영에 따른 체력비축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경기 전부터 중국팬들 사이에서 이강인의 출전여부가 화제였다. 심지어 중국선수들조차 PSG에서 뛰는 스타 이강인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타오창룽은 “이강인과 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PSG에서 뛰고 있다. 한국스타 이강인(중국명 리강런)의 뉴스와 하이라이트를 많이 봤다. 그라운드에서 그와 경쟁하고 경험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스페인 유학파인 황자후이는 유학시절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을 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유학시절 이강인을 만났다. 그의 경기를 여러 차례 봤는데 아쉽게 붙어볼 기회는 없었다"고 답했다.
골키퍼 한자치는 “이강인의 평판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날 것이다. 얼마나 준비하고 연구했느냐에 달렸다”며 이강인을 경계했다.
이강인은 후반 19분 투입과 동시에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중국 선수들이 노골적으로 이강인을 견제했지만, 이강인은 화려한 테크닉으로 공을 빼앗기지 않았다.
이강인의 번뜩이는 드리블과 패스가 나오자 “짜요”를 외치던 중국 관중들도 “우와!”하고 탄성을 터트렸다. 아무리 중국을 응원해도 이강인의 놀라운 실력을 보고 순간적으로 터지는 탄성은 숨길 수가 없었다.
이강인은 전방에 계속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주면서 동료들의 쐐기골을 유도했다. 하지만 중국의 수비숫자가 많아 슈팅이 여의치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51분 프리킥 기회를 잡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공을 잡았다.
8강전까지 이강인보다 동료 선수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강인은 체력이 완전치 않고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4강전부터 팽팽한 한 골 싸움에서 이강인의 개인기와 킥력이 반드시 팀에 도움이 될 순간이 올 것이다. 이강인이 부상 없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4강전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 중 다행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