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서로 믿음과 경험이 있으니 이겨낼 수 있었다”. (장우진) “언제나 그랬듯이 고비가 찾아왔지만 (장)우진이 형을 믿고 잘 이겨냈다”. (임종훈)
한국 남자 탁구 복식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메달을 확보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탁구 복식에서 인도의 마나브 바카시 타카르-나무시 우트플바이 샤 조에 3-2로 이겼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였다. 객관적인 전망에서 우세에 있었던 장우진-임종훈 조는 첫 게임을 예상대로 쉽게 잡아냈으나 2게임부터 경기가 꼬였다. 인도 선수들의 무회전성 구질에 적응하지 못한 채 끌려 다녔다. 2게임을 내주고, 3게임도 게임포인트를 먼저 내줬다가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다. 다시 4게임을 내주고, 5게임도 2-7까지 크게 밀리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오랫동안 맞춰온 장우진-임종훈 조의 호흡이 마지막 보루가 됐다. 인도의 스매시성 플릭을 견뎌내면서 좌우 톱스핀으로 번갈아가며 점수를 만회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인도 선수들이 긴장하면서 승부는 극적으로 뒤집혔다. 결국 9-9, 마지막 순간 원점이 됐고, 한국의 베테랑 선수들이 연속 득점하면서 역전을 이뤄냈다. 인도는 다 잡았던 대어를 놓쳤고, 한국은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던 수모를 마지막 순간에 벗어났다. 3대 2(11-8, 7-11, 12-10, 6-11, 11-9) 한국의 승리.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우진은 “2세트 초반까지 쉽게 풀어갔는데 우리가 좀 더 집중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면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서로 믿음과 경험이 있으니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언제나 그랬듯이 고비가 찾아왔는데 (장)우진이 형을 믿고 잘 이겨냈다”고 공을 돌렸다. 또 “2세트 이기고 있다가 내주는 바람에 상대 선수들이 좋은 흐름을 타면서 전체적으로 고비가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접전 끝에 4강 티켓을 확보하게 된 장우진은 “이겨서 기쁜 것도 있지만 모두가 기대하는 가운데 기대에 부응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장우진-임종훈 조는 더 강한 상대를 만나야 하는 4강전을 위한 좋은 워밍업으로 삼아도 좋을 경기였다. 메달 색깔을 다툴 4강전 상대는 중국 리앙징쿤-린가오위엔 조와 대만 츄앙츠위엔-린윤주 조의 8강전 승자다. 4강전 경기는 10월 1일 첫 경기로 열린다.
4강전을 앞둔 각오를 묻자 장우진은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임종훈은 “어떻게든 이긴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