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복덩이인 것 같다”.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의 구본길이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등과 함께 한국 선수 하계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됐다.
구본길은 오상욱, 김정환, 김준호와 함께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을 45-3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뤄냈다.
구본길은 “(금메달을 따게 되어) 많이 후련하고 사실 어려운 경기가 될 줄 알았다. 중국에서 열린 경기이고 중국이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꺾고 와서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반면 저희는 4강전에서 힘겹게 이겨서 여러모로 힘들 줄 알았는데 우리 작전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경기 도중 기합을 넣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이에 “중국 관중을 신경 쓴 게 아니라 제 컨디션을 올리려고 기합을 넣은 것”이라며 “상대 선수와 심판에게 틈을 보이게 되면 다시 힘겨워질 거라는 걸 분명히 알기에 선수들도 그랬고 우리 팀 분위기를 위해 기합을 넣은 것”이라고 대답했다.
경기 초반 넉넉한 점수 차로 앞섰으나 중반 들어 상대의 거센 추격을 받은 걸 두고 “단체전을 치르다 보면 분명히 고비는 온다. 이러한 걸 워낙 많이 경험했고 무엇이 빠른지 또는 급한지 서로 이야기하면서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구본길은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아들이 복덩이인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들에게 최고의 검객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구본길은 “그게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아닐까 싶다.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최다 금메달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귀국 후 일정과 관련해 “10월초까지 가족과 휴가를 즐기고 소속 팀에 복귀해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샤브르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등극한 오상욱은 “2관왕을 달성하게 되어 특별히 좋다는 건 없다.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기쁨은 따로 있고 단체전에서는 다 함께 교감하면서 금메달을 땄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5연패를 눈앞에서 놓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오히려 기록이 깨지니까 더 낮은 자세로 연습할 수 있었다”면서 “계속 지킨다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면 파리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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