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런던 더비' 라이벌의 주장들이 닮은꼴 리더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트넘 라이벌 아스날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32강) 브렌트포드와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아스날은 전반 8분 터진 리스 넬슨의 선제골을 잘지켜내 승리를 지켜냈다. 이제 4라운드(16강)에 진출한 아스날은 오는 11월 웨스트햄과 5라운드 진출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아스날은 경기 후 이날 경기장을 찾은 원정팬들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아스날 주장인 마르틴 외데고르(25)가 팀 동료들을 이끌며 팬들에게 향했다.
재미있는 것은 외데고르의 행동이었다. 외데고르는 우선 이집트 출신 미드필더 모하메드 엘네니(31)의 손을 잡고 끌어낸 뒤 관중석을 향해 등을 떠밀었다. 팬들에게 엘네니의 복귀를 알린 것이다. 엘네니는 지난 1월 부상 이후 8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또 외데고르는 찰스 사고에 주니어(19)의 등까지 밀어냈다. 차세대 공격수인 사고에 주니어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고 주니어는 수줍은 듯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아스날 유스 출신 사고에 주니어는 PSV 아인트호벤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성인팀 데뷔전을 치렀다. 사고에 주니어는 앞으로 잉글랜드와 가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
외데고르는 그냥 들어가지 않았다. 자신을 열렬하게 응원하던 어린이 팬에게 자신의 셔츠를 벗어 전달하기도 했다. 경기력은 물론 주장으로서 품위가 느껴진 행동이었다.
외데고르의 이런 행동은 앞서 손흥민이 보여준 행동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지난 16일 2-1로 역전승을 거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홈경기 후 히샬리송의 등을 밀어 선수단 맨 앞에 서게 했다.
히샬리송은 당시 후반 35분 피치를 밟았다. 그리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대표팀 경기 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관심을 모았다. 최근 개인사로 스스로 심리 상담을 받겠다고 밝힐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런 히샬리송의 기를 살리기 위해 손흥민이 나선 것이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을 팬들 앞에 서게 해 주목을 받게 했다. 손흥민은 "리치(히샬리송의 애칭)는 분명 매우 힘든 시기와 힘든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행복했다. 아마 그보다 더 행복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스날과 토트넘은 '북런던 더비'를 펼치는 라이벌이다. 하지만 양팀 모두 최고의 품격을 자랑하는 주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시즌 양팀이 무패 행진을 펼치며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