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는 밀렸지만, 화력은 대등했다.
김정균(38)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8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시 궁수구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중국과 준결승 '룰러' 박재혁과 '쵸비' 정지훈(22, 젠지)의 감각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2-0으로 승리, 대망의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 종목 초대 금메달을 노렸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운영됐던 LOL은 이번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초대 챔피언'이 되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
지난 2018년 이미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이번에도 우승을 자신했을 중국이다.
중국은 홈 어드밴티지까지 잔뜩 누렸다. 예선전인 '로드 투 아시안게임 2022' 지역 대회에서 1위를 한 중국은 인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그룹 스테이지를 거치지 않고 8강에 직행, 체력을 아꼈다.
여기에 중국은 8강 경리를 메인 스타디움에서 치르며 일찍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반면 한국은 예선 2경기와 8강전을 방 구석 한 켠인 '룸' 형태의 보조 경기장에서 치렀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결정적으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 땅에서 열린다. 수많은 '홈팬'들의 "짜요" 응원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한국 응원단도 지지 않았다. 중국 관중들은 한타가 일어날 때, 중국이 한국의 갱킹을 흘릴 때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그에 맞서 "대~한민국"을 외쳤다. 수는 적었지만, 목소리 크기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한편 경기 종료 후 만난 '쵸비' 정지훈은 "상대가 중국 팀이기 때문에 "짜요" 응원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저는 이 소리는 양 팀 모두를 응원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경기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 주셨다. 중국까지 와서 응원해 주셔서 너무 힘이 됐다.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잘하겠다"라며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페이커' 이상혁(27, T1)은 "경기장에 팬분들이 많이 계신다. 화면 너머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만큼 2-0 승리를 했다는 것이 굉장히 다행이고 뿌듯하다"라며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령탑 김정균 감독은 "내일 꼭 금메달 따서 팬분들, 잘 모르시지만 지켜주시는 분들께 내일 하루 이 경기 시간만큼은 꼭 웃게 해드리고 싶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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