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승리가 (5년전 패배의) 보상 보다는 이전보다 성장했다는 느낌이다."
LPL에서 최고 원딜로 불릴만한 이유가 있었다. 팽팽한 흐름도, 불리한 상황에서도 해결사는 그의 몫이었다. 숙적 중국을 통쾌하게 제압하는데 가장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룰러' 박재혁은 5년전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 당시 패배가 자신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8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시 궁수구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LOL 중국과 준결승 '룰러' 박재혁과 '쵸비' 정지훈의 감각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2-0으로 승리, 대망의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중국을 꺾은 한국은 하루 뒤인 29일 오후 8시에 베트남과 대만전 승자와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재혁은 "잘하는 중국을 상대로 '우리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합숙하는 기간 내내 정말 열심히 했다. 서로 더 하려고 고생도 많았다"며 대표 소집이후 쉴 틈 없이 달려온 순간을 돌아보면서 "모두가 핵심이었다. 누구 하나 부족했으면 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 잘해서 거둔 승리"라고 결승 진출의 기쁨을 표현했다.
2세트 초중반까지 중국의 플레이에 끌려갔던 대표팀은 두 번째 드래곤을 둘러싸고 벌인 12분경 전투와 세 번째 드래곤을 두고 각축했던 18분 한타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재혁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후반을 바라보고 위축되기 보다는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애초 경기 전부터 '우리가 무조건 후반에 더 잘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불리하다는 생각을 안했다(웃음). 사실 조금 급해질 때도 있었지만 급해지면 진다고 생각했다."
승리 직후 기쁨의 표정 보다는 침착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그는 "아직 다 끝난게 아니다. 벌써 기뻐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덧붙여 박재혁은 "올라오는 나라들이 다 잘하는 나라다. 남은 결승전도 열심히 잘 집중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할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다들 좋은 하루 되셨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5년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에 출전했던 그에게 중국전 소회를 다시 묻자 "5년전 패배를 보상 받았다기 보다는 조금 더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마음 한켠이 뭉클해지는 기분은 있다"며 "당시 지고 배웠던게 많다. 선수로서의 마음가짐, 대표로서의 마음가짐과 책임감을 배웠다"고 말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