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은 ‘마린보이’ 박태환의 34번째 생일.
SBS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경기를 앞두고 “황선우 선수와 이호준 선수의 금·은메달 달성을 선물로 받고 싶다. 꿈을 꼭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영 후배들의 선전이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될 거라 여긴 것. 박태환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황선우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1분44초40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판잔러는 1분45초28로 2위, 이호준은 1분45초56으로 3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전에서 48초04로 판잔러(46초97)에게 금메달을 내줬던 황선우는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진가를 발휘한 것. 황선우는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1분44초42)을 넘어 박태환이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작성한 1분44초80의 대회 기록을 뛰어넘었다.
한국 남자 수영 사상 단일 종목에서 2명의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건 2002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이다.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박태환도 감동 그 자체. 그는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또 너무나 고맙다"는 말로 후배들의 노력에 진심을 전했다.
황선우는 경기 후 “오늘 자유형 200m 개인 기록 경신과 함께 가장 높은 포디엄에 오르게 되어 기쁘다. 동료였던 (이)호준이 형도 좋은 기록과 함께 메달을 따게 됐는데 우리 대표팀이 많이 올라온 거 같아 기분 좋다. 제 개인 종목에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경기가 끝난 뒤 이호준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호준이 형과 제가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메달을 따게 되어 기쁘다. 결승 4레인과 3레인에서 1,3등으로 들어오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했다”고 대답했다.
자유형 200m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그는 “주요 대회에 나갈 때마다 자유형 200m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록을 더 줄이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나’ 하는 걱정도 했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다시 0.02초를 줄였다. 쑨양의 아시아 신기록(1분44초39)에 0.01초 차 부족했는데 저만의 레이스는 계속된다. 열심히 노력해 개인 최고 기록을 계속 경신하겠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