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17승 레전드 투수가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지수(30·서울시청)를 보고 “한 건 했네”라며 기뻐했다.
펜싱 여자 대표팀 윤지수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중국의 사오야치를 15-10으로 꺾고 금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윤지수는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의 딸로 잘 알려진 선수다. 윤 위원은 지난 1986년부터 1997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뛰며 KBO 308경기 등판해 117승 9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한 레전드 투수다.
딸 윤지수의 경기를 지켜본 윤 위원은 OSEN과 통화에서 “딸이 금메달을 따니 아무래도 좋다. ‘살아있네’, ‘한 건 했네’”라고 딸의 금 사냥을 축하했다.
윤지수는 한국이 처음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2014년 인천 대회부터 활약 중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연패를 할 때도 윤지수는 대표팀에서 뛰었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대회에서는 단체전 첫 동메달을 차지할 때도 있었다.
개인전 금메달은 처음이다.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마음은 이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 운동하겠다는 것을 반대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운동하는 길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반대했지만, 윤지수는 보란듯이 해냈다.
윤 위원은 “예쁘게 키우려고 했는데, 운동하고 싶다고 해서 반대한 적이 있다. 그러다 결국 중학생 때 체육 교사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되돌아봤다.
윤지수는 2014년 인천 대회 이라진 이후 9년 만에 개인전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사실 올라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더구나 그는 무릎 통증까지 이겨내야 했다.
윤 위원도 걱정했던 부분이다. 윤 위원은 “무릎이 걱정이었다. 도쿄 올림픽 나가기 전에도 무릎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올림픽 대회 두 달 전에 수술을 받고 나가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는 수술 없이 대회에 참가했다”며 걱정했다.
게다가 상대 선수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6강에서 만난 파올라 플리에고(29·우즈베키스탄)에게 15-14 진땀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자이나브 다이베코바(21·우즈베키스탄)를 만나 15-14로 간신히 이겼다.
다이베코바는 도쿄 올림픽 개인전 16강에서 윤지수에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다. 윤 위원은 “준결승에서 이기는 걸 보고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잘 참았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운동 DNA를 물려받은 윤지수의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기도 하다.
윤 위원은 현역 시절 완투만 100차례를 기록한 ‘고독한 황태자’라고 불렸다. 프로 12시즌 동안 7차례 10승을 돌파했고 1988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18승을 기록했다. 17승만 두 차례, 16승 한 차례 시즌을 보냈다.
1988년에는 리그에석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였다. 1988년 234이닝, 이듬해에는 무려 250이닝을 던지며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진 투수이기도 한 레전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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