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장면이 나왔다. 개최국 중국이 16강에서부터 '홈 어드밴티지'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중국은 27일 오후 8시 30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16강전에서 카타르를 1-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만나는 상대는 같은 시각 키르기스스탄을 5-1로 꺾고 올라온 황선홍호다.
중국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3분 다오 창롱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됐다. 중국은 이후로도 측면 공격을 활용해 카타르 골문을 두드렸지만,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선수단이 충돌한 끝에 양 팀에서 한 명씩 퇴장당하는 소란도 있었으나 승부는 그대로 중국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결국 황선홍호는 중국과 준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대회 3연패를 꿈꾸는 한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중국이 황선홍호에 비해 한 수 아래 상대임은 분명하지만,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포함한 홈 어드밴티지를 고려하면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기 때문.
중국은 카타르와 경기에서도 심판 판정의 수혜를 봤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지만, 사실상 3분 정도는 경기를 진행하지 못한 채 흘러갔다. 양 팀 선수단이 한 데 뒤엉켜 충돌하며 코칭스태프까지 충돌했고, 경고도 무더기로 나왔다. 여기에 중국 골키퍼가 갑자기 쓰러져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지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심은 추가시간 6분 30초 정도가 지나자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추가시간에 시간이 끌릴 경우 그 시간까지 감안해서 경기를 마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 심판은 칼같이 경기를 끝내버렸다. 분노한 카타르 선수들은 주심에게 다가가 거세게 항의했고, 경기 후에도 양 팀 벤치가 모여드는 촌극이 벌어졌다.
황선홍호도 비슷한 일을 겪지 않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심판 판정은 중국 측에 유리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비디오 판독(VAR)도 없다. 한국은 이미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서 아쉬운 심판 판정으로 한 골을 잃은 바 있다. 전반 32분 정우영이 이강인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상대 수비수가 정우영보다 앞서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VAR 시스템이 없기에 제대로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소림 축구'라 불리는 중국의 거친 플레이도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이날도 경기 초반부터 다소 위험한 반칙을 범했지만, 주심은 좀처럼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평정심 유지가 필요한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은 이미 지난 6월 중국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아픈 교훈을 얻은 바 있다. 경기 결과도 1차전 3-1 승리, 2차전 0-1 패배로 충격적이었지만, 선수들의 줄부상이 더 뼈아팠다. 엄원상이 인대를 다쳐 조기 귀국했고, 조영욱과 고영준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경계 대상 1호인 중국의 '더티 플레이'를 무사히 넘겨야만 금메달 도전 청신호를 이어갈 수 있는 황선홍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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